시아버지 환갑잔치 출장요리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긴 남편 때문에 집을 나왔다는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시댁 행사에 친정엄마를 주방 일꾼처럼 부려먹은 남편이 원망스럽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결혼 3년 차 여성 A 씨는 "시아버지 칠순 잔치 때문에 남편과 큰 싸움을 하고 친정에 와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A 씨의 친정어머니는 작은 반찬가게를 운영했으나 최근 경기 침체로 가게 문을 닫았다. 친정의 경제 사정은 나빠졌지만 A 씨 역시 수입이 불안정해 친정에 넉넉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아버지 칠순을 맞아 시댁에서는 친척 20여 명을 집으로 초대해 잔치를 열기로 했다. 남편은 출장 뷔페 업체를 알아보다가 아내와 상의도 없이 장모에게 음식 준비를 맡겼다.
남편은 A 씨에게 "장모님 손맛은 온 친척이 다 아는데, 시아버지 칠순 음식을 장모님께 맡기고 싶다"며 "출장 뷔페 업체에 줄 돈으로 장모님께 150만 원 드리고 일거리 만들어 드리면 효도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생활비가 절실했던 장모는 사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잔치 당일 친정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본 A 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A 씨는 "엄마는 며칠 전부터 장을 보고 새벽부터 일어나 갈비를 재우고 전을 부쳐 트럭 가득 음식을 싸서 오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댁 친지 20여 명이 앉아서 술 마시고 즐기는 동안 엄마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데우고 나르셨다"고 했다.
A 씨는 "시어머니와 시숙들은 '사돈 손맛이 역시 좋네. 다음 친척 모임 때도 수고비 드릴 테니 또 맡겨야겠어'라며 웃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친정어머니는 사돈들 눈치를 보느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주방 구석에서 급하게 밥을 먹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설거지까지 거들다가 밤늦게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갔다. A 씨는 "그 모습을 보며 정말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A 씨는 남편에게 "어떻게 우리 엄마를 너희 집 주방 아줌마처럼 부려 먹을 수 있냐. 너희 집안이 우리 엄마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남편은 "처가 형편이 안 좋아서 용돈을 그냥 드리면 거절하시니까, 정당하게 일거리 드리고 150만 원을 챙겨드린 건데 이게 어떻게 부려 먹은 거냐"고 반박했다.
남편은 "남한테 주면 그냥 날아갈 돈을 장모님한테 드린 게 왜 잘못이냐"며 "장모님도 고맙다고 하셨는데 왜 너 혼자 자격지심 터져서 나를 몰상식한 사위로 만드냐"고 따졌다.
A 씨는 "아무리 돈을 드렸다고 해도 사돈지간에는 엄연한 예의가 있는데, 남편이 친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엄마를 '돈 주고 쓰는 일꾼'으로 만든 것 같아 수치스럽고 원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친정어머니는 A 씨에게 "엄마 정말 괜찮다, 오랜만에 내 손맛 자랑도 하고 돈도 벌어서 좋았다"며 딸을 달랬다. A 씨는 "엄마의 그런 착한 모습 때문에 더 눈물이 났다"며 "그런 남편이 정말 처가를 배려한 효자 사위인 것이냐"고 반문했다.
누리꾼들은 이 사연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자격지심이 너무 큰 아내 같다. 행사를 도와준 호의를 시댁 식구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도 아니지 않냐. 반대로 친정엄마 칠순 때 시어머니가 발 벗고 나서서 도와드리겠다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아내의 생각을 먼저 묻는 게 순서다. 바로 장모님에게 그런 전화를 하면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혼자 저렇게 정색하고 집을 나가는 게 말이 되냐", "남편이 나쁜 의도로 그런 것도 아니지 않냐", "시댁 식구들에게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