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설욕 끝에 세계 정상에 등극한 이현지(용인대)가 세계선수권 금메달 직후 진행된 '영어 인터뷰'가 SNS를 중심으로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현지는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78㎏급 결승에서 로만 디코(프랑스)를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리대돌리기 절반 후 곁누르기로 완벽한 한판승을 만들어냈다.
경기 직후 IJF 인터뷰에서 이현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영어로 진행된 질문에 답했다. 통역 없이 진행되는 인터뷰에 처음에는 바로 답하지 못했으나 진행자가 영어 단어 위주로 배려하며 질문하자, 곧바로 캐치한 이현지는 웃음을 지으며 답변에 응했다.
이현지는 "1등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더 좋은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만족할 수 있는 시합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코와의 첫 맞대결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진행자는 "로만 디코 스트롱, 벗 유 스트롱"이라고 쉽게 풀어 물었다. 이현지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상대여서 조금 겁이 났는데, 처음 한 상대와 잘하기 때문에 내 스타일대로 시합했다"며 완벽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디코는 2021년 도쿄 올림픽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체급 강자다. 세계선수권 우승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진행자가 끝으로 "월드 챔피언, 유 필링", "치어" 같은 간단한 단어로 질문을 이어가자, 이현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금메달을 딴 것이 자랑스럽다. 감독님과 선생님, 언니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보답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또 "응원 소리가 많이 들렸다. 소리가 잘 들려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하루"라며 완벽한 소감을 전했다.
이현지의 인터뷰를 본 누리꾼들은 "너무 귀엽다", "떨지 않고 당당하게 소감 밝혀서 멋지다", "밝게 웃으며 씩씩하게 인터뷰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등 뜨거운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세계랭킹 4위인 이현지는 이번 대회에서 치른 5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장식했다. 1회전에서 모이라 모리요(도미니카공화국)를 경기 시작 5초 만에 제압했고, 2회전에서도 카렌 레온(베네수엘라)을 9초 만에 꺾었다. 8강에서는 세계 6위 아시아 타바노(이탈리아)를 한판으로 누르고, 준결승에서는 세계 1위 라즈 헤르슈코(이스라엘)를 경기 시작 46초 만에 한판승으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이현지의 이번 우승은 불과 8일 전 아시안게임에서 겪은 패배를 딛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현지는 2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뉴신란(중국)에게 밭다리걸기 한판패를 당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금메달을 놓친 이현지는 경기 직후 눈물을 흘렸다.
별다른 휴식도 없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현지는 세계랭킹 1위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차례로 꺾으며 첫 성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생 이현지는 2023년 세계유소년선수권, 2024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성인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연령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