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잃어버린 뒤 기존 계정으로 다시 로그인하고 카드 번호까지 제시했지만, 충전한 교통비를 돌려받지 못한 모바일티머니 이용 사례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모바일티머니 분실 관련 민원은 1829건으로 전년보다 27.9% 늘었다.
티머니가 최근 10년간 거둔 낙전수입은 16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분실이나 소액 미환불로 발생한 금액이 각각 얼마인지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모바일티머니 이용자 A씨는 휴대전화를 분실한 뒤 새 기기에서 기존 계정으로 로그인했으나 이전 교통카드와 충전 잔액을 확인하지 못했다.
A씨는 기존 카드 번호를 제시하며 고객센터에 환불을 요청했다. 돌아온 답변은 "분실에 따른 환불은 불가하니 기기 고객센터로 문의하라"는 안내였다. 티머니는 분실·도난에 따른 잔액 손해에 원칙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이용약관을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분실 관련 민원은 지난해 실물카드 1만25건, 모바일티머니 1829건 등 총 1만1854건 접수됐다. 모바일티머니 민원은 2024년 1430건에서 1년 만에 399건 증가했다.
환불이 어렵다는 안내와 달리 일부 고객에게는 돈을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김 의원실은 티머니가 항의한 일부 고객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기기별 잔액 회수 조건에도 차이가 있었다. 의원실이 전한 티머니 설명에 따르면 아이폰은 백업 기능을 통해 일부 구제가 가능하지만, 분실한 기기의 전원이 꺼져 있거나 통신이 끊긴 경우 잔액 회수가 어렵다.
티머니는 별도로 '대중교통안심카드'와 '모바일 티머니 분실·도난 안심서비스' 등 분실 시 잔액을 환불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 의원은 기기 종류나 통신 상태에 따라 이용자의 잔액 반환 여부가 달라지지 않도록 보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낙전수입의 세부 내역도 문제로 지적했다. 의원실이 제시한 최근 10년간 낙전수입은 연평균 약 169억원이다. 다만 분실이나 소액 미환불에 따른 금액을 구분하지 않아, 전체 1691억원 중 분실 이용자가 돌려받지 못한 잔액이 차지하는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분실·도난에 따른 손해를 이용자에게 부담시키는 약관에 대해서도 불공정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휴대전화를 분실한 것도 속상한데 충전해 둔 교통비까지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는 부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기 종류나 통신 상태와 상관없이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항의 고객에게만 위로금을 주는 방식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함께 티머니의 불공정 약관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