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달 신규 등록된 차량 3대 중 1대가 전기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정부 보조금,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맞물리면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북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신차 대부분이 전기차로 채워졌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17개 주요 자동차 시장의 지난 9월 순수 전기차(BEV) 신규 등록 대수는 30만20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3% 증가했다. 전체 신차 등록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2.6%에 달했다.
이번 통계는 유럽 전기차 관련 기관인 E-모빌리티 유럽과 뉴 오토모티브, 피어 오토모티브가 집계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올해 1~9월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약 198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늘었다. 9월 한 달뿐 아니라 올해 누적 실적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유럽 주요 자동차 시장인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전기차가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독일의 9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8만8724대로 전체 신차 시장의 34.6%를 차지했다. 프랑스에서는 6만5243대가 등록되며 전기차 점유율 41.7%를 기록했다.
북유럽에서는 전기차가 사실상 신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노르웨이의 9월 전기차 점유율은 98.8%에 달했다. 덴마크도 88.8%를 기록했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은 각각 62.7%, 49.0%로 집계됐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벨기에, 네덜란드에서도 전기차가 전체 신차 등록의 절반 안팎을 차지했다.
반면 체코와 이탈리아, 폴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전기차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체코는 11.2%,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각각 7.6%, 6.2%를 기록했다.
최근 유럽 전기차 판매 확대에는 높은 국제유가와 각국 정부의 구매 지원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연기관차의 연료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한편 전기차 판매 확대와 별개로 유럽 자동차 산업의 규제 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 16일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공동 입장에 합의했다. 다만 EU 차원의 규제 변경은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완성차 업체의 비용 부담과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규제 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기존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국가별 보급률 격차와 배출가스 규제 방향이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