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펜치로 미어캣 코 비틀어... 동물학대 논란 불거진 실내동물원 업주

서울의 한 실내동물원 업주가 미어캣을 잔혹하게 폭행하고 펜치로 신체를 훼손한 정황이 포착됐다


20일 동물자유연대가 확보한 영상을 보면, 업주는 전시장 내부에서 도망가는 미어캣을 잡아 폭행했다.


이후 축 처져 움직임이 없는 미어캣을 전시장 밖으로 끌고 나와 펜치로 얼굴 부위를 가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해당 미어캣의 생존 여부와 소재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동물자유연대는 이 업주를 동물보호법과 야생생물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해당 업체는 수도권에서 동물원 4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시설이 지자체에 등록된 합법 동물원이다.


동물자유연대


단체는 이 업체가 운영하는 전 지점의 등록 취소와 향후 동물원 허가 금지를 요구했다. 지점 간 동물 이동 흔적이 발견된 만큼, 서울 지점뿐 아니라 나머지 3개 지점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체가 입수한 자료에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사업장에서 학대나 방치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37마리의 기록이 포함됐다.


치아 문제로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사막여우와 기니피그, 부상이나 질병 증상을 보였던 동물들이 시설 내에서 자체 처치를 받거나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수의사 없이 동물에게 직접 약물을 주사한 정황도 확인돼 수의사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동물자유연대


지자체의 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동물자유연대는 "올해 지자체가 해당 시설을 수차례 점검했고 검사관도 참여한 점검이 있었지만, 반복된 동물 피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며 "현행 점검 기준과 방식이 전시동물의 실제 처우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다는 제도적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건강 이상이 있는 동물을 전시하거나 체험 프로그램에 활용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단체가 올해 1~9월 지자체에 등록된 민영동물원 23곳을 조사한 결과, 16곳에서 사전 제출한 교육계획과 실제 체험 프로그램이 다르게 운영됐다. 전신 탈모 증상이 남아 있는 카피바라를 관람객과 접촉시키거나, 질환 의심 증상이 있는 사막여우를 먹이주기 체험장에 내보낸 사례도 확인됐다.


동물원 관리를 위한 법정 기구의 운영 실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동물원 동물관리위원회는 총 4차례 개최됐으며 모두 서면 의견 수렴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위원회는 보유동물의 복지와 서식환경, 제도 개선, 종합계획 평가, 검사관 위촉 등을 다루는 기구다.


동물자유연대



이 의원은 "법으로 만든 관리 제도가 형식적인 운영에 그친다면 동물 피해를 막기 위한 본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법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운영 실태를 계속 점검하고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이번 사건은 개별 업주 한 명의 일탈이 아니라 동물원 운영과 이를 감독하는 제도 전반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기후부는 동물전시시설 전수조사로 보유동물 현황과 관리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오락 목적의 동물체험 금지와 엄격한 시설 허가 기준 적용 등 동물원수족관법의 집행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체험 전면 금지와 동물전시시설 전수조사, 동물원수족관법 강화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