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간판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42)이 퇴사 후 겪은 극심한 생활고를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투자 실패로 퇴사한 그는 현수막 부착과 새벽 배송 등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야 했다.
19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 KBS 42기 공채 아나운서 출신 김선근은 아내 이윤미씨와 함께 출연했다. 김선근은 스튜디오를 둘러보며 "여기가 이렇게 좋은 곳이구나"라며 감정이 북받쳐 울먹였다.
김선근은 "입사 10년 차에 퇴사해서 4년이 좀 넘었다"고 밝혔다. 퇴사 배경에 대해 "KBS는 대출이 잘 나온다. 투자를 크게 했다가 실패했다"며 "금전적 어려움이 있었고,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책 없이 그만 두지 않았다. 충분히 사전 계획을 짜 놓고 퇴사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며 "3개월 뒤에 일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두 딸을 키우고 있었다. 프리랜서로 전향한 남편에게 일감이 없고 현금 흐름이 끊기자 부부는 사실상 무직자 신세가 됐고, 당장의 생활고에 내몰렸다.
아내 이씨는 "주부이다 보니 쓸 수 있는 게 카드론 밖에 없었다. 그걸 당겨 쓰다보니 빚이 8900만원까지 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부는 끝까지 버티다 결국 자녀 돌 반지까지 처분해야 했다.
김선근은 "처음에는 왜 이렇게 안 풀릴까 한탄만 했는데 아내가 일으켜 세워줬다"며 "낮에는 행사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밤에 현수막 달기, 새벽 배송, 빨래 배달, 물류센터 분류작업 등 새벽에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몸이 힘든 건 괜찮은데, 빨래 배달을 할 때 새벽에 경비 분들이 쌍욕을 하기도 하고, 차를 몰다가 깜빡 졸아 중앙분리대에 부딪쳐 놀라기도 하고"라며 당시 고충을 전했다. 김선근은 "지금도 밤에 지역 축제 현수막을 제가 단다"고 덧붙였다.
아내 이씨는 남편이 새벽 일을 하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다고 했다. 이씨는 "술도 못 마시는 사람이 밤 마다 '약속 있어' 하고 나가니까 의심스러워서 물어봤다. 그때서야 얘기하더라. 나는 애들이랑 이렇게 따뜻한 데서 자는데 너무 미안하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는 10년 경력 단절을 깨고 재취업에 나섰다. 은행원 출신인 이씨는 "10년간 일을 안 해 자존감이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지원서도 많이 넣고, 면접도 많이 떨어졌다"며 "퇴사할 때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었는데, 써먹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사회복지재단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사회복지재단 면접 때 '저 같은 엄마는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죠?'라고 물었는데, 절박함을 보신 것 같다"며 "한 달 뒤면 입사 1년이 되는데 눈 뜨면 갈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부는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인생이 원래 그런거니 헤쳐나가고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