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의료인 범죄자 취급, 진료도 중단돼"... 아주대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현장 증언 (영상)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에서 생후 4개월 영아가 숨진 직후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조사를 벌이면서 다른 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는 의료진 증언이 나왔다. 


최근 경찰의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장 의료진이 직접 당시 상황을 공개하며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사 방식 개선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2024년 7월 15일 발생한 사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당시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생후 4개월 영아를 살리기 위해 의료진이 60여 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아이는 끝내 사망했다.


보호자는 즉시 112에 의료진을 신고했고, 형사 2명이 응급실에 들어왔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카메라를 든 과학수사대 경찰관 3명이 추가로 진입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0.15/뉴스1


이 센터장은 "모든 처치 행위가 끝나지도 않은 소생실을 카메라로 사진 촬영하면서 현장에 있던 간호사들과 의사들을 범죄자 취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다른 환자들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경찰 조사로 약 40분간 응급진료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경찰의 응급실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달 30일에는 해당 환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응급센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당시 응급실에서는 생후 약 6개월 영아가 1시간 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전문의가 여러 약제를 투여했지만 경련이 멈추지 않아 기도삽관까지 준비하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 센터장은 "아이가 간신히 안정화되고 난 다음에 경찰이 와서 응급실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의사와 간호사의 컴퓨터를 차례로 확인했다. 간호파트장도 별도 공간에서 약 1시간 동안 자료 요청 등에 대응해야 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0.15/뉴스1


이는 경찰 측이 밝힌 '압수수색 17분 만에 종료, 진료 방해 없었다'는 설명과 차이를 보인다. 경찰은 증거 위·변조 우려 등을 이유로 강제수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진료가 중단되고 그리고 의료인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다른 응급의료 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향후 진료 방침에 대해 "앞으로도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센터에서는 우리 지역을 벗어난 충청도와 강원도의 환자들을 위해서 진료는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모멸감을 느끼거나 압박감을 받으면서 진료를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경찰들이 명명백백히 보호자들과의 이해관계나 아니면 사실관계를 위해서 수사를 하신다 그러면 언제든지 협조를 할 생각"이라면서도 진료 중인 환자에 대한 치료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면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수사 준칙 마련을 요청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도 이날 경찰이 사전 자료 제출이나 임의제출을 요청하지 않은 채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소아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12곳 중 2~3곳에서는 이번 사건 이후 센터 지정 반납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YouTube '대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