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버스 내릴 때 오토바이에 치여 5m 날아간 승객...법원, '과실 10%' 판결 이유는

40대 남성이 버스에서 내리다 오토바이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지만, 법원이 승객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승객은 이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지난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2년 11월 11일 오후 6시 16분쯤 퇴근길에 서울 중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버스 안이 붐벼 제때 내리지 못했다. A씨가 버스 기사에게 문을 다시 열어달라고 요청하자, 기사는 승강장에서 약 1.8m 떨어진 차로에서 문을 열어줬다.


JTBC '사건반장'


A씨가 발을 땅에 내딛는 순간 오토바이가 그를 들이받았다. A씨는 충격으로 약 5m를 날아가 엉덩방아를 찧었고 잠시 의식을 잃었다. 오토바이 운전자도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A씨는 뇌진탕과 함께 디스크 일부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승강장이 아닌 차로에 내려준 버스 측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전국버스공제조합을 통해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사고 약 6개월 뒤 조합이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은 A씨가 하차할 때 좌우를 살피지 않아 사고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버스와 인도 사이 거리가 1.8m가 아닌 1m 안팎으로 보이며, 기사가 문을 열 때까지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A씨의 디스크 손상은 사고와 무관한 퇴행성 질환 때문이라며 치료비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A씨도 맞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버스 기사가 승강장에서 떨어진 곳에 정차하고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조합이 A씨에게 13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차로에 승객을 내리게 한 버스 기사와 승객 하차에 주의하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과실이 크다고 봤다. 하지만 "승객 또한 차로 위로 하차하면서 차량 교통에 주의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합은 A씨의 과실을 20%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A씨는 과실이 없다고 맞섰다. A씨는 법원이 양측 주장의 중간인 10%로 화해를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안 그래도 피해자로서 힘들어 죽겠는데 화해권고결정을 보면 제가 그 상황에서 좌우를 살피지 않았다고 한다. 판사가 그렇게 한 거에 더 기가 찬다"고 토로했다.


A씨와 조합은 모두 화해권고결정에 이의를 신청했다. 판결은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방송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버스가 승강장에 제대로 붙어 정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손 변호사는 "앞으로 좌우를 다 살피면서 내려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판결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