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소방이 재정 빨대?"... 추미애 발언에 빨대 250개 배송한 개그맨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시작된 파장이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청 집무실 앞으로 실제 빨대를 주문한 개그맨 이상민(32) 씨가 택배 배송 이후의 상세한 후기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시사 풍자 크리에이터이자 개그맨으로 활동 중인 이상민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조금 전 배송 앱으로부터 빨대 250개가 경기도청으로 배송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주문 결제 내역과 배송 완료 알림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이상민 씨가 주문한 상자는 도청 내 창고로 추정되는 공간의 선반 위에 다른 택배 상자들과 함께 놓여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비록 추 지사의 집무실 문 앞까지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한 사람의 경기도민으로서 느낀 공분과 분노의 마음을 전해본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인스타그램


앞서 이상민 씨는 지난 17일 경기도청 집무실을 수령지로 지정해 50개입 빨대 5묶음, 총 250개를 직접 주문했다. 그는 당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을 향해 ‘재정 빨대’라고 표현하는 경기도지사가 있다”며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느냐’는 거센 여론의 뭇매에도 그녀는 결코 직접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려 당이 나서서 대신 사과를 하고 있다. 코미디보다 더 웃프고 참혹한 현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고인이 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직 소식을 언급하며 “화마와 싸우던 소방관께서 결국 순직하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깊은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 지사는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유감의 뜻을 밝혔으나, 이상민 씨는 이튿날 SNS를 통해 “사과 소식을 접하고 헐레벌떡 배송 취소를 고려했으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드린다’는 취지의 해명은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보기 어려웠다”며 주문을 취소하지 않고 배송을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상민 씨는 그동안 역대 대통령 및 주요 정치인 성대모사와 시사 풍자 콘텐츠를 주력으로 유튜브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와의 협업 콘텐츠는 물론 ‘매불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등 다양한 성향의 채널에 두루 출연하며 진영을 가리지 않는 소신 풍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당시 추 지사는 지자체 재정 부담과 소방공무원 예산 문제를 설명하던 중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해 소방관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민 인스타그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등 관련 단체들이 “현장 소방관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강하게 반발한 데 이어, 부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순직 사고까지 발생하자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상황이 악화하자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당 공보국을 통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들과 국민 여러분께 당을 대신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당사자의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추 지사 역시 조문 현장에서 유감과 사과의 뜻을 표했으나, 야당인 국민의힘은 “자신의 잘못 인정보다 억울함을 내세운 오만한 사과”라며 도지사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대표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며 수습에 나섰으나,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공공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재정 지원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