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친일 유묵 셀프 출품 논란' 유홍준 관장 "제 불찰로 박물관 신뢰 무너져"

국립중앙박물관 유홍준 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작품을 독립운동가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19일 유 관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저의 중대한 불찰로 국민들의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학술적 취지나 어떤 설명도 국민들의 실망감 앞에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에게 차례로 사과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6.10.19/뉴스1


유 관장은 "철저하지 못한 고증으로 친일파의 글씨가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됐다"며 "국민과 역사 앞에 큰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애국지사와 유족들에게 "고증 오류로 독립운동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고 거듭 사과했다.


박물관 직원들을 향해서도 미안함을 전했다.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랜 세월 지켜온 학술적 전문성과 유물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박물관 직원들의 소명의식과 노력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관장 개인 소장품을 비롯한 논란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게 만들어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전시 철수와 검증 결과 발표 당시 문제의 작품이 자신의 소장품이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당시 관장 개인 소장품임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미술사학자로 살아온 자신의 실수를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일반시국은' 유묵 / 국립중앙박물관


유 관장은 이 과정에서 상처받았을 박원근 지사 유족과 박물관, 자신에게 실망한 국민에게 다시 한번 사죄한다며 단상 앞에서 재차 고개를 숙였다.


논란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애국지사 유묵으로 소개한 글씨 '일반시국은'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것으로 판별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해당 작품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 문체위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박물관은 전시 경위와 소장 정보에 관한 답변서에서 "'일반시국은'이 국립중앙박물관 유홍준 관장의 소장품"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해당 글씨를 전시한 경위에 대해 나라가 어려울 때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규대사의 문구를 전시에 활용하기로 결정한 뒤 관장 추천을 받아 절차에 따라 작품을 빌렸다는 것이다.


유 관장은 해당 글씨를 부여문화원 기증을 위해 구입했다며, 부여군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여초 김응현의 작품 등과 함께 기증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