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20대 여성 참가자가 경기 중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북소방안전본부는 17일 오전 10시 50분께 경주시 성동동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참가자 A씨가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A씨에게서 고열과 전신 쇠약 증세를 확인했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당국은 A씨가 무리하게 달리다 실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참가자가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대회는 큰 부상자 없이 안전하게 종료됐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인 11일 서울에서는 마라톤 참가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6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출전한 2001년생 유지원씨는 20.6㎞ 지점에서 쓰러졌다.
결승선까지 약 500m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유씨는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잇따른 마라톤 사고는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일반 러너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무서운 운동이었냐"는 반응이 나오며, 무리한 완주와 기록 경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는 완주와 기록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영조는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마라톤 대회 사망 왜 일어날까?' 영상에서 러닝의 목적부터 짚었다.
황영조는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러닝을 하는 것인데, 건강을 위한 러닝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달리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동할 때는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느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상 피로와 훈련 부족이 겹친 상태에서 대회에 나가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황영조는 "일반인들은 잠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업무 스트레스도 있는데, 훈련까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며 "그랬을 때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영조는 몸에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멈추는 판단도 달리기 실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트 선수들이 기권을 많이 한다.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라며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안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SNS에 운동 성과를 올리는 문화가 무리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황영조는 "요즘 러닝을 하는 사람들은 SNS에 자신이 매일 뛰는 모습을 올리고, 어느 대회에서 몇 ㎞를 몇 분 만에 뛰었는지 자랑한다"며 "목표가 있어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기록에 욕심을 내고 무리하게 달릴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SNS에 자랑하기 위해 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건강이 아닌 과시를 위해 무리하게 달릴 때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