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회 전국체육대회 사격 종목에서 하루 만에 비공인 세계신기록 두 개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사대(射臺)에 선 김강현(강원대)과 고은(부산시청)이 기존 세계 최고 점수를 뛰어넘는 한국 신기록을 나란히 수립했다.
김강현은 오늘(17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치러진 대회 사격 남자대학부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246.6점을 쐈다. 2위 현재윤(동명대·240.2점)을 6.4점 차로 넉넉히 제친 기록이자 금메달이다.
이 점수는 박대훈이 2018년 제27회 경찰청장기에서 작성한 종전 한국 최고 기록(246.2점)을 0.4점 넘어섰다.
북한 김송국이 2019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세계기록(246.5점)보다도 0.1점 높다. 국제사격연맹(ISSF) 주관 공인 대회가 아니어서 공식 세계기록으로 등재되지는 못했으나, 실질적으로 세계 정상을 뛰어넘는 총성을 울렸다.
김강현은 본선 60발 합계 588점으로 기존 대회 기록(587점)을 깨뜨리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단체전에서도 동료 이태경, 김종우, 박진수와 1732점을 합작해 경남(1726점)을 6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쓴 김강현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지난 4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4위에 머물러 태극마크를 놓쳤던 김강현은 대학 무대 마지막 시즌을 값진 기록으로 장식했다. 김강현은 "기록을 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전국체전 우승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여자일반부 25m 권총 결선에서도 세계 수준을 능가하는 점수가 나왔다. 부산시청 소속 고은은 결선에서 44점을 적중했다. 2018년 김민정의 실업연맹전 한국기록과 인도 에샤 싱이 올해 뮌헨 월드컵에서 세운 세계기록(이상 43점)을 1점 차로 동시에 갈아치운 수치다.
고은의 결선 진출은 막판 승부수의 결과였다. 본선 57발째 사격까지 11위에 머물러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 남은 3발에서 표적을 정확히 꿰뚫으며 7위 턱걸이로 결선 사대에 진입했다.
고은은 "감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졌고, 결선 사대에서는 늘 긴장이 된다. 그래도 평소와 같은 루틴으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거창한 목표보다는 가늘고 길게,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돼 국제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사격 경기장은 연일 기록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전날인 16일 남자일반부 10m 공기소총 본선에서 공성빈(보은군청)이 635.3점을 쏴 한국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17일 김강현과 고은의 기록까지 더해지면서 개막 이틀 만에 한국 신기록 3개(비공인 세계신기록 2개)와 대회 신기록 1개가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