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의 한 염전 업주가 지적장애인을 10년간 고용하고 임금 9,6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단속을 피하려고 피해자 명의 통장에 급여를 입금하는 척했으나, 실제로는 본인과 가족이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 광주지법 형사2부는 준사기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염전 업자 A씨(59)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A씨의 동생 C씨(58)와 요양병원 관계자 D씨(63)에게도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A씨는 2014년 4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약 10년간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B씨(65)를 염전에서 일하게 하면서 임금 9,6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A씨는 B씨 명의 통장으로 급여를 입금하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계좌를 직접 관리하며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생 C씨는 아파트 보증금 명목으로 4,500만 원을, 요양병원 관계자 D씨는 방 보증금 명목으로 9,000만 원을 B씨 계좌에서 인출해 가며 B씨가 받아야 할 임금을 전액 착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들이 이를 이용한 사실이 명백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거나 피해자 증언의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는 과거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취약한 장애인을 상대로 장기간 반복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신안군 염전 일대에서 실시된 노동 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선행 재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만 벌금 3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의 구약식 처분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과 함께 국정감사에서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과 법원은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근로기준법 사건만 따로 분리 기소해 양형 기준을 적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10년간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통장까지 빼앗겼던 B씨 사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동일한 실형을 선고함에 따라, A씨에 대한 처벌은 대법원 상고 여부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