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일)

'최충락', 10차례 흉기 범죄에도 '집중' 등급... 경찰 경고 무시한 법무부 전자감독 구멍

인천의 한 대형 상가에서 8명을 다치게 한 최충락(59)이 과거 흉기 범죄를 반복했음에도 전자발찌 착용자 중 중간 수준인 '집중' 등급으로 관리돼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법무부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 경찰로부터 최충락의 흉기 소지 사실을 통보받고도 관리 등급을 상향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전자감독 체계의 실효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충락은 지난 2019년 살인미수죄로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4단계 전자감독 관리 등급 중 두 번째로 낮은 '집중' 등급으로 분류됐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착용자는 재범 위험성에 따라 '1 대 1', '고위험', '집중', '일반' 등 4단계로 분류되며, 등급에 따라 보호관찰관의 면담 주기 등 관리 강도가 달라진다.


최충락 / 인천경찰청


하지만 최충락은 이미 흉기를 이용한 범죄 전력만 10범이 넘는 고위험 인물이었다. 2004년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에게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처벌받았으며, 2007년에는 동거 중이던 전처를 흉기로 찔러 입건됐다. 이어 2015년에는 재결합을 거부하는 전처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 역시 재범 위험성을 인정해 2029년까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문제는 사건 발생 직전에도 강력한 위험 신호가 포착됐다는 점이다. 최충락은 지난달 병원 치료에 불만을 품고 거리에서 흉기를 꺼내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입건됐고, 경찰은 이달 6일 해당 사실을 법무부에 공식 통보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통보 당일 최충락에게 '흉기 소지를 금지한다'는 구두 지시와 추가 준수사항 신청을 추진했을 뿐, 관리 등급을 올리는 실질적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당시 사람을 직접 향해 흉기를 휘두르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대응에 그친 것이다.


결국 일주일 뒤인 13일, 최충락은 인천의 한 대형 상가에서 흉기를 휘둘러 8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불만을 폭력으로 표출하는 과거 범죄 패턴이 그대로 되풀이된 셈이다. 법무부가 명확한 경고 신호를 포착하고도 형식적 지시로 일관하는 사이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충락 / 인천경찰청


전자감독 제도는 재범 위험이 높은 성범죄자나 살인범 등을 출소 후에도 지속적으로 밀착 관리하기 위해 도입됐다. 위치추적 장치로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이 정기 면담을 실시해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만성적인 관리 인력 부족과 헛점 투성이인 등급 분류 기준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최충락 사건을 계기로 전자감독 대상자의 위험도 평가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흉기 범죄만 10차례 이상 저지른 인물이 중간 등급에 머물렀던 점, 출소 후 흉기 소지 혐의가 추가 발생했음에도 단순 구두 지시로 대응한 점 등은 구조적 허점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동아 의원은 "여러 차례 위험 신호가 있었는데도 법무부가 막지 못한 것"이라며 "법무부는 부족한 전자감독 인력을 확충하고 고위험 대상자를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발찌 자료 사진 / 뉴스1


현재 전국 전자감독 대상자는 수천 명에 달하지만 이를 담당할 보호관찰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1 대 1'이나 '고위험' 등급이 아닌 '집중'·'일반' 등급 대상자는 면담 주기가 길어 실질적인 밀착 감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단순히 위치추적 장치를 착용시키는 차원을 넘어, 재범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즉각 개입할 수 있는 선제적·실효적 관리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