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택시 강도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보조로브 아크말(37·우즈베키스탄)씨가 법원의 재심 개시와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17년 만에 석방됐다.
아크말씨는 지난 15일 오후 6시 35분께 창원교도소 정문을 나서며 기다리고 있던 부친과 눈물로 상봉했다. 그는 석방 직후 "지금까지 억울하게 살았지만, 한편으로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큰 피해가 가는 것 같아 정말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서 진실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재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유족이 다시 슬픈 기억을 떠올려 힘들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법원의 재심 결정 소식에는 "그냥 눈물밖에 안 나왔다"며 "오랜만에 밖에 나온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회를 전했다.
아크말씨는 "재판을 마무리하고 저의 억울한 부분을 다 벗기고 나서 하루라도 빨리 부모님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도와주신 박준영 변호사님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아크말씨 부친은 MBC를 통해 "당시 어릴 때 행동을 조심 안 했을 수도 있으나 너무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는다"며 "알라신이 있으니까 (경찰관들도) 자식들도 있으니까 돌려받을 거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크말씨는 이날 피해자 유족을 찾아가 인사한 뒤 본격적인 재심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아크말씨는 2009년 3월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에서 5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았다.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온 그는 2009년 7월 창원에서 택시 강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 살인사건 피의자로 지목됐다.
첫 번째 재심 청구는 기각됐으나 지난해 1월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를 선임해 재차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들이 자백을 유도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피고인 DNA가 검출됐다고 거짓말하거나 숨진 피해자가 살아있다고 속인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통역 받을 권리를 침해한 점을 근거로 15일 재심 개시와 형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