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신작 MMORPG '도깨비의세계'가 정식 출시 닷새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과금 부담을 낮춘 '착한 BM(수익모델)'과 이용자 중심의 운영 정책, 편의성을 높인 시스템 등이 맞물리며 초반 흥행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지난 8일 정식 출시된 '도깨비의세계'는 출시 이후 닷새 만인 13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정상에 올랐다. 앞서 지난 7일 사전 다운로드 시작과 동시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정식 출시 당일에는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연휴 기간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2위에 머물렀던 게임은 출시 초반의 관심을 실제 매출 성과로 연결하며 정상에 올라섰다.
흥행의 배경으로는 성장과 과금을 분리한 수익모델이 꼽힌다. '도깨비의세계'는 의복과 탈것 등 외형 아이템에 성장 관련 능력치를 적용하지 않는다. 캐릭터를 꾸미는 요소와 전투력 경쟁을 분리해 이용자가 외형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능력치 측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외형을 꾸미기 위한 소비가 캐릭터 성장 경쟁에서 필수 조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게임 내 경제 시스템도 플레이 중심의 성장을 뒷받침한다. 핵심 재화인 '금전'은 필드 보스와 레이드, 문파 콘텐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이용자는 이렇게 모은 금전으로 도술과 성장 재료를 비롯해 의복, 탈것, 염색약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금전을 엽전으로 교환해 성장 재화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래소 역시 이용자의 플레이가 아이템 획득으로 이어지는 주요 경로다. 이용자가 등록한 아이템을 금전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유료 재화로 구매한 일부 외형 상품과 멤버십도 거래소에 등록할 수 있다.
직접 결제하지 않은 이용자도 게임 플레이로 모은 금전을 활용해 해당 상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성장에 필요한 재화와 아이템을 유료 결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게임 내 경제 활동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설계는 과금 부담을 낮추면서도 이용자가 게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동기를 제공한다. 사냥과 콘텐츠 참여로 재화를 모으고, 이를 성장과 아이템 획득에 활용하는 과정 자체가 게임 플레이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성장 필수 요소를 직접 결제보다 플레이와 게임 내 경제 활동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 과금 여부와 관계없이 성장 경로를 열어뒀다는 점에서 기존 MMORPG와 차별화된다.
이용자 의견을 서비스에 반영하는 운영 방식도 흥행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개발사 슈퍼캣과 카카오게임즈는 출시 전부터 온라인 쇼케이스와 라이브 시연회 등을 통해 이용자와 소통하고, 제기된 의견을 정책과 운영에 반영해 왔다.
지난해 9월 8일 온라인 쇼케이스에 이어 18일 진행한 라이브 시연회에서는 슈퍼캣 박성준 PD와 장수민 디렉터, 카카오게임즈 차명수 사업실장이 게임을 직접 시연하고 사전 질문과 실시간 질의응답에 답했다. 이 과정에서 의복과 탈것에 성장 관련 능력치를 적용하지 않는 방침을 명확히 했으며, 방송 중 나온 멤버십 이용 기간 확대 의견을 수용해 기존 28일이던 이용 기간을 30일로 늘렸다.
출시 이후에도 이용자 건의를 바탕으로 한 개선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9일 라이브 방송에서는 성장 과정에서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 '단'과 '요혼석'의 사냥 획득 수량을 상향하고, 문파 콘텐츠를 통한 도술 획득 경로를 추가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같은 날 진행된 임시 점검에서는 초반 필드 몬스터와 퀘스트 보스의 전투 난이도를 조정하고, 필드 보스와 문파 콘텐츠의 금전 보상을 확대했다.
이후에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도술 밸런스 조정과 편의성 개선, 향후 업데이트 계획을 공유했다. 공식 커뮤니티와 1대1 문의로 접수된 건의를 반영해 지난해 10월 21일 정기 점검에서는 도술 강화·돌파 진행 내역을 초기화하고 사용한 재화를 소급 지급하는 방안을 안내했다. 도술 조합과 성장 방향을 자유롭게 바꾸려는 이용자 의견을 반영하는 한편, 변경 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술 돌파 기능을 일시 제한하는 조치도 공지했다.
게임 이용 과정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도 마련했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묘롱'은 이용자의 플레이 기록과 성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육성 방향과 우선순위를 안내한다. 문파 활동과 운영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해 복잡한 성장 구조와 콘텐츠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외부 공략을 별도로 찾아야 하는 부담을 줄였다.
장비 강화 과정에서도 실패에 따른 부담을 낮췄다. 강화에 실패하더라도 장비가 파괴되거나 강화 단계가 하락하지 않도록 해, 이용자가 장비 상실에 대한 우려 없이 성장을 시도할 수 있도록 했다. 과금 부담뿐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불편도 줄이려는 취지다.
구글 플레이 매출 1위 달성은 이러한 게임 설계와 운영 방식이 출시 초반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단기간의 매출 순위만으로 수익모델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후에도 이용자 유입과 잔존율을 유지하면서 플레이 중심의 경제 구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서비스 안정화와 시즌 단위 업데이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서비스 준비에도 착수했다. 한국 전통 설화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과 도트 그래픽, 도술 조합 등 차별화 요소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확인한 흥행 성과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