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5일(목)

매달 적금인 줄 알았던 자동이체... 남편 월급으로 아내가 결혼 전 진 빚 1억 갚고 있었다

친구 소개로 만나 연애 1년 끝에 결혼한 30대 직장인이 신혼 석 달 만에 아내의 숨겨진 빚 1억 원을 발견하고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34세 직장인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친구의 소개로 만난 여성과 약 1년간 교제한 뒤 올해 결혼했다. A씨는 다정하고 싹싹한 아내의 모습에 끌렸고, "내가 무슨 복이 있어서 이런 사람을 만났을까"라며 감사한 마음으로 결혼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결혼 전 재산 상태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아내는 "돈을 많이 모아놓지는 못했지만, 빚은 없어"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A씨는 아내의 말을 믿고 신혼집 전세보증금을 자신의 저축과 본인 명의 대출로 마련했다. 두 사람은 A씨 월급이 들어오는 공동 통장에서 생활비를 쓰기로 약속했다.


문제는 신혼 석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시작됐다. 카드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아내 앞으로 우편물이 계속 날아들었다. A씨가 물어볼 때마다 아내는 "그냥 단순한 광고물"이라며 서둘러 치워버렸다.


상황이 급변한 건 사채업체 채권추심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순간이었다. 충격을 받은 A씨가 사실을 말하라고 따져 묻자, 아내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결혼 전부터 숨겨온 빚을 고백했다. 카드론, 저축은행 대출, 대부업체 사채를 합친 채무 규모는 1억 원에 달했다.


A씨는 장모 역시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공동통장에서 매달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던 돈을 적금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아내의 개인 빚을 갚는 데 사용되고 있었다.


A씨는 "빚이 생긴 이유는 더 황당했다. 아내는 절반 정도를 결혼 전 해외여행을 다니는 데 썼다고 했다. 나머지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쓰고 가방도 샀다고 하더라. 그러면서도 본인은 어쩌다가 빚이 이렇게까지 불어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만약 처음부터 1억 원에 가까운 거액의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법무법인 신세계로 곽동주 변호사는 "돈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빚이 없다'고 분명하게 거짓말을 했고, 빚의 규모가 1억 원에 이르며 가족까지 이를 숨기는 데 가담했다면 혼인취소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곽 변호사는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는 사기를 안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으니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변호사는 "혼인취소는 성립 당시부터 하자가 있던 혼인을 없애는 것이고 이혼은 유효하게 성립한 혼인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혼인취소가 인정되면 가족관계등록부에 '이혼'이 아니라 '혼인취소'로 기재된다"고 설명했다.


아내 빚에 대해서는 "결혼 전 각자가 가진 재산과 빚은 각자의 것이다. A씨가 갚을 의무가 없다"며 "채무자가 아닌 사람에게 채무를 대신 갚으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해 사생활이나 업무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는 법에 저촉된다. 통화 내용을 녹음해두고 연락이 반복되면 금융감독원이나 해당 금융회사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 변호사는 아내 빚 변제에 사용된 A씨 월급에 대해 "재산분할에서 아내가 그만큼 먼저 가져간 것으로 보아 아내 몫에서 빼 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며 "통장 거래내역에서 대부업체나 카드사로 빠져나간 내역을 정리해 두고, 신혼집 전세자금에 누구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보여주는 자료도 챙겨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