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하나를 만들어 넘기면 150만 원을 주겠다는 말로 또래 청년들을 끌어들여 대포통장을 유통한 일당과 명의 대여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원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대포계좌를 사들여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에 팔아넘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모집총책을 비롯한 조직원과 계좌 명의자 등 34명을 붙잡았다고 오늘(14일) 발표했다.
수사 결과 이들은 모집총책과 관리책, 모집책으로 체계적인 역할을 나눈 뒤 지난해부터 지난 4월까지 범행을 이어왔다.
주된 타깃은 지역 선·후배 등 주변 지인들이었다. 일당은 "계좌 1개당 약 150만 원을 챙겨주겠다"고 꾀어 새로운 통장을 개설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모아진 대포계좌 32개는 고스란히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진의 손으로 들어갔다.
적발된 이들의 상당수는 사회초년생인 20대 초반 청년들이었다. 관련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약 6개월간 범행에 동원된 통신 기기와 계좌 흐름을 추적해 공범들의 신원을 차례로 특정하며 전원을 검거했다. 이미 다른 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하던 모집총책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입건됐다.
곽병우 강원경찰청장은 "금전적 대가를 바라고 본인 명의 계좌나 휴대전화를 타인에게 넘기는 행위는 명백한 처벌 대상"이라며 "해당 물건들이 사회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 도구로 전락하는 만큼 지인의 요구라 할지라도 거절하고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