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수)

방한 외국인 늘었지만 체류일·지출액 감소... '양보다 질' 정책 전환 시급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평균 체류기간과 소비 지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체류 기간과 소비를 확대하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관광공사에 방한객 증가에도 체류일수와 지출액이 줄고 있다며 체류형 관광으로의 구조 개편을 주문했다.


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방한 외래 관광객은 2023년 1103만 명에서 지난해 1894만 명으로 71.7% 증가했다. 반면 평균 체류일수는 같은 기간 7.8일에서 6.5일로 줄었다. 1인당 평균 숙박비는 17.8%, 음식점 지출은 16.9% 감소했다. 재방문율도 4년 연속 54~56%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2026.10.6/뉴스1


의료관광의 서울 편중도 두드러졌다. 일반 관광객보다 지출 규모가 약 3.8배 큰 의료관광객은 지난해 87.2%가 서울을 방문했다. 서울·부산·경기·제주·인천 등 주요 5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시도의 비중은 2.7%에 그쳤다.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이 늦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관광공사 누리살핌단이 지난 6~7월 전국 24곳에서 찾아낸 개선사항은 총 84건으로, 외국어 안내 부족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관련 내용은 두 달가량 지난 9월에야 지방자치단체에 전달됐다. 점검 인원도 기존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었으며, 외국인 점검 요원은 한 명도 없었다.


크루즈 관광 역시 관광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루즈 승객은 3년 새 4.5배 늘어 90만5000명에 달했지만, 1인당 지출액은 10년 전보다 81% 급감했다. 부산 기항객의 체류시간은 평균 6.7시간에 불과했고, 관광공사는 승객의 하선율조차 직접 조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활짝 핀 핑크뮬리를 감상하고 있다. 2026.9.30/뉴스1


정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크루즈 비자는 법무부, 터미널은 해양수산부, 외국인 환자는 보건복지부로 관광 관련 업무가 사분오열되어 있다"며 "숫자 채우기식 목표를 넘어 공사 성과지표(KPI)에 체류일수와 재방문율을 반영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관광청 신설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