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수)

35년 살림한 아내에 졸혼 선언한 남편, 연금도 생활비도 안 주고 홀로 고향으로 떠났다

정년퇴직 후 일방적으로 고향 전원주택으로 떠난 중학교 교사 출신 남편이 35년간 살림과 육아를 전담해온 아내에게 공무원 연금과 생활비를 한 푼도 주지 않겠다며 거부한 사연이 공개됐다.


14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남편의 일방적 졸혼 선언으로 고통받는 A씨의 사연을 다뤘다.


A씨는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고 두 자녀를 키우며 가정을 돌봐왔다. 남편이 중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이후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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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살림살이에 일일이 간섭하기 시작했고, 세일 식재료를 강요하면서도 음식 맛에 불만을 쏟아냈다. 한 달 생활비를 50만원으로 제한하고 매번 영수증 제출까지 요구했다.


A씨는 "퇴직 후 하루 세 끼를 챙겨야 하는 것도 버거운데 돈 쓸 때마다 검사받는 기분이었다"며 "자녀들도 결혼해 독립한 상태라 남편과 함께 지내는 게 힘들어졌는데 어느 날 갑자기 졸혼 얘기를 꺼냈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결국 고향에 마련해둔 전원주택으로 홀로 떠났다. A씨가 고향 이주를 거부하자 벌인 행동이었다.


남편은 집을 나서며 "연금은 내가 평생 일해서 받는 것이니 당신 줄 돈은 없다"며 생활비 지급을 완전히 끊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시골에서 만난 여성과 자주 만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씨는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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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신세계로 곽동주 변호사는 "졸혼은 법률적 개념이 아니다"라며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이상 부부의 동거·부양·협조 의무는 그대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졸혼은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별거하는 상태일 뿐이므로 이를 근거로 생활비를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부부가 부양의무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해도 그 효력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곽 변호사는 "남편이 연금을 받으면서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면 가정법원에 부양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원은 남편의 연금 규모와 재산, A씨의 생활 형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급액을 결정한다. 곽 변호사는 "과거 미지급 부양료는 청구 시점 이후부터만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최대한 빨리 청구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졸혼 기간 중 남편이 다른 여성과 만나는 것도 상황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장기간 별거로 혼인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탄났다면 제3자와의 관계가 불법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지만, 졸혼했다는 사실만으로 혼인관계 파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곽 변호사는 "A씨 상황은 남편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갔고 별거 기간도 길지 않아 남편의 이성교제를 부정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상대 여성에게도 위자료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가 최종적으로 이혼을 결정할 경우 남편의 공무원 연금 역시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곽 변호사는 "대법원은 이혼 당시 이미 퇴직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향후 받을 퇴직연금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보고 매달 일정 비율로 나눠 받는 방식의 분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35년간 살림과 육아를 전담한 점은 기여도 평가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 제도는 혼인 기간과 공무원 재직 기간, 연령 등 법정 요건 충족이 필요하다. 요건이 충족된다면 이혼 재산분할 절차에서 장래 퇴직연금 분할을 함께 청구하라는 게 곽 변호사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