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을 모델로 한 대형 광고가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번화가에 등장했다.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전국 규모로 진행되는 첫 한국 연예인 광고다.
지난 12일 연합뉴스가 현지 취재한 결과, 오후 중국 베이징의 대표 번화가 싼리툰 맥도날드 매장 외벽에 햄버거를 든 지드래곤의 대형 사진이 설치됐다.
매장 입구 옆 포토존에서는 지드래곤의 사진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려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직장인 저우모(31) 씨는 "지드래곤을 10년 전부터 정말 좋아했다"며 "그래서 직접 찾아와서 햄버거도 먹고 모자도 받았다"고 밝혔다.
매장 내부의 40여 석 좌석은 고객들로 빈자리가 없었다. 이들은 지드래곤과 협업한 햄버거를 먹거나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매장 직원은 "지드래곤과의 협업 행사가 시작된 뒤 손님이 크게 늘었다"며 "대부분 지드래곤 팬으로, 햄버거와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다"고 전했다.
지드래곤의 광고는 싼리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베이징 차오양구의 주요 상업지구 궈마오 일대 대형 전광판과 젊은층이 자주 찾는 798 예술구에도 지드래곤의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중국 맥도날드는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 번화가에서 지드래곤을 모델로 한 옥외광고를 진행 중이다. 중국 전역 8천여 개 매장에서는 지난 8일부터 지드래곤과 협업한 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 주요 도시 옥외 광고판에 한국 연예인이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드래곤을 앞세운 전국 규모의 광고가 진행되는 것은 단순한 상업 활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를 얻은 배우 전지현의 옥외광고 이후 한국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가 이처럼 전국적인 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 연예인의 광고가 부분적으로 진행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는 한때 중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으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연예인의 방송 출연과 대규모 공연, 드라마·영화 유통 등이 장기간 제약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의 존재를 공식 인정하지 않았지만,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은 이전보다 현저히 위축된 상태다.
이번 광고가 한국 가수들의 중국 공연과 방송 출연, 한국 드라마·영화 등 다른 대중문화 분야의 활동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번 광고만으로 중국의 한류 관련 제한 조치가 완화되거나 해제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글로벌 기업의 상업 광고와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중국 방송·공연시장 진출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연예인을 모델로 한 대규모 상업 활동이 중국 주요 도시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문화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과의 교감 없이는 이처럼 전국적인 광고를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 대중문화의 중국 활동이 단기간에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광고는 변화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