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신혼희망타운에서 입주 이후 6200건이 넘는 하자가 접수됐지만, 해당 공사와 관련해 시공사에 부과된 벌점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주차장 천장재가 보수 후 다시 떨어지고, 균열이 생긴 유리가 장기간 방치됐다는 입주민 제보까지 나온 가운데 시공사는 2025년 정부의 건설사업자 간 상호협력평가에서 98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주택의 하자 관리와 시공사 평가 체계가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전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월 입주를 시작한 한 LH 신혼희망타운에서 총 6213건의 하자가 접수됐다.
문 의원실의 현장 조사와 입주민 제보에서는 지하주차장 천장재 탈락을 비롯해 어린이 놀이시설 부실시공, 배수구 덮개 미설치, 방화문 작동 불량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지하주차장에서 떨어진 천장재는 보수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동일한 위치에서 다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균열이 발생한 창호 유리에 테이프를 부착한 상태로 약 1년간 방치했다는 입주민 주장도 나왔다. 단순한 하자 발생을 넘어 보수 조치의 적절성과 사후 관리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 의원실이 2016년부터 현재까지의 벌점 부과 내역을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과 관련해 LH가 시공사 A사에 부과한 벌점은 한 건도 없었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는 건설사업자 등이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부실공사를 유발한 경우 발주청 등이 부실 정도를 측정하고 벌점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하자 접수 건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법령상 벌점 부과 요건을 충족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벌점 부과 대상에 해당하는 부실시공이 있었는지, LH가 관련 조사와 판단을 적절하게 수행했는지가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A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사업자 간 상호협력평가에서 2024년 97점, 2025년 98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95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해당 기간 부실시공 등에 따른 감점 처분도 받지 않았다.
상호협력평가에서 95점 이상을 받은 건설사는 조달청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등 공공공사 입찰 심사에서 최대 3점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상호협력평가는 건설사업자 간 협력 실적 등을 평가하는 제도로, 개별 아파트의 시공 품질을 직접 평가하는 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수천 건의 하자가 접수된 단지의 시공사가 별도 감점 없이 높은 평가점수를 받은 만큼, 하자 관리 실태와 관련 평가·제재 제도의 연계가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정복 의원은 "공공주택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 시공사의 부실시공과 보수 지연으로 공공 건설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며 "LH는 해당 단지를 포함한 공공주택 전반의 하자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위법 행위 확인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시공사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