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수)

학부모 악성 민원 때문에 1년 동안 담임 6번 바뀐 교실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부 학부모의 반복적인 민원 제기로 5학년 학급의 담임교사가 1년간 6차례나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14일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공립 초중고 담임교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특정 학부모들이 담임교사의 학생 지도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지속적인 항의를 이어갔다.


학부모 A씨는 학교에 113차례, B씨는 61차례 전화를 걸며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학부모들은 "담임교사가 우리 아이를 째려보고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담임이 교체된 이후에도 민원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한 학급의 담임교사가 1년 동안 6번이나 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이 같은 학기 중 담임 교체 사례는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 자료를 살펴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국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기 중 담임이 교체된 건수는 총 5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2022년 415건과 비교해 160건(38.6%) 늘어난 수치다.


특히 교사가 스스로 담임 교체를 요청한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교사 요청에 따른 담임 교체는 2020~2022년 259건에서 2023~2025년 369건으로 42.5% 늘었다.


최근 3년간 전체 담임 교체 사례 중 64.2%를 차지하는 규모다. 학부모 요구로 인한 담임 교체도 같은 기간 156건에서 206건으로 32.1% 증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기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해 경기 남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한 학부모가 "담임교사가 자신의 자녀를 차별하고 다른 학생들을 편애한다"며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담임교사는 학생 차별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항의가 계속되자 1학기를 마친 뒤 학교에 담임 교체를 요청했다.


잦은 담임 교체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로운 교사가 배정될 때마다 학생들은 신뢰 관계를 새로 형성해야 하고, 교사 또한 학급 분위기와 학생들의 특성을 처음부터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행위가 교육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23년 9월 관련 판결에서 "교사의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더라도 지도 방법을 바꾸는 등의 조치로 해결할 수 있다면 이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담임 교체는 교사가 온전히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비상적인 상황에서만 보충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 당국도 교사가 악성 민원 때문에 담임을 포기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