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네 살 여아가 40대 아버지와 함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양육권 분쟁 중이던 부모 사이에서 일어났으며, 어머니가 열흘 전 경찰에 딸의 안전조치를 요청했음에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3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전날인 12일 오후 6시 8분경 서귀포시 표선면의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렌터카 내부에서 40대 남성과 그의 딸(4세)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차량 내부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유족 측 설명에 따르면, 호주 영주권을 가진 이 남성은 40대 아내와 호주 현지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하던 중 지난해 10월 갑자기 연락을 끊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아내는 올해 3월 30일 법원으로부터 딸에 대한 양육권을 인정받았다. 이어 4월 초 서귀포경찰서에 "양육권 강제집행에 협조해달라"며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당시 경찰은 아이의 신변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달 초 다시 위험 신호가 감지됐다. 아내는 2일 남편이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호주대사관을 통해 한국 법원에 긴급조치를 신청했다.
법원은 다음 날인 3일 딸의 여권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같은 날 아내는 제주경찰청에도 "남편의 이상 행동으로 딸과 함께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딸의 소재 파악과 안전 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두 사람이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경찰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마지막 신고 이후 경찰의 연락이 전혀 없었다"며 "호주에서 매일 관련 기관에 연락하고 경찰에 간곡히 요청했지만 결국 이런 비극이 벌어졌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기본적인 조치는 모두 이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세부 내용을 확인한 뒤 14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