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오는 11월 우선시공분 착공을 앞두고 공사비 증액 협의라는 변수를 맞았다. 정부가 사업비를 1875억원 늘려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6200억원의 추가 증액을 요구하면서다.
요구가 전액 반영되면 공사비는 당초 예정액보다 8000억원 이상 늘어난다. 앞서 현대건설이 공사기간을 둘러싼 정부와의 이견으로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또다시 사업 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초기 사업비 산정과 공사기간 설정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볼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을 주관사로 한 19개 건설사 컨소시엄은 지난 8일 긴급회의를 열고 6200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보장받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경남 지역 중소건설사들은 공사비 증액에 대한 명확한 보장 없이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동계약을 위해서는 참여사 19곳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일부 업체의 반대만으로도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사비는 이미 한 차례 조정된 상태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최초 예정액은 10조5300억원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사업 재추진 과정에서 1875억원을 증액해 10조7175억원으로 조정했다.
여기에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구하는 6200억원을 모두 반영하면 공사비는 11조3375억원으로 증가한다. 최초 예정액보다 8075억원, 약 7.7% 늘어나는 규모다.
건설사들은 중동 지역 전쟁 이후 급등한 연료비와 원자재 가격 등을 추가 증액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바다를 매립하고 연약지반을 개량해야 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선박과 중장비 투입이 많은 데다 장기간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유류비와 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당초 부지조성공사 기간을 84개월로 설정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4월 해상 연약지반 안정화와 방파제 선시공 등을 고려하면 108개월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5월 사업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정부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공사기간을 106개월로 늘렸다. 현대건설이 요구했던 108개월과 불과 2개월 차이다.
다만 정부가 검토 중인 MOU의 구체적인 내용과 공사비 증액을 보장할 계약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심철진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은 특별법 개정에 시간이 걸리고 결과도 불확실하다며 계약 전 정부의 확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해당 건설업체와 계약 부서가 같이 MOU를 체결하든지 해서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덕도신공항은 국책사업인 만큼 사업 취지에 맞게 원활히 추진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공사비 증액을 담보로 할 수 있는 계약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전제로 계획된 일정에 맞춰 착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우선시공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MOU를 통한 공사비 증액 보장 범위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의는 남아 있다. 이미 한 차례 사업자 선정 절차가 무산된 만큼 추가 공사비의 타당성을 검증하면서 건설사들과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