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0억원 중 2440억원만 재상고...12일 대법원에 상고이유서 제출
비자금 기여 제외 후 분할비율 35%→33.3%...SK 주가 상승 반영도 쟁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에서 7000억원을 수용하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한 법리 다툼을 이어간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기여를 제외하고도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3.3%로 정한 근거와 SK㈜ 주가 상승을 반영한 방식에 대해 대법원 판단을 구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이날 재산분할 사건 재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파기환송심이 정한 재산분할 비율과 그 산정 과정의 적법성이 주요 쟁점으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7000억원은 수용...2440억원으로 다툼 범위 줄여
최 회장 측은 앞서 재상고 범위를 축소했다. 지난 7월 파기환송심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자 8월 14일 재상고한 뒤, 같은 달 31일 상고 취지 감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7000억원은 받아들이고 나머지 2440억원만 다투겠다는 내용이다.
최 회장 측은 당시 "분쟁이 너무 오래 지속된 만큼 분쟁을 축소하고 조속히 해결하려는 대승적 차원에서 7000억원까지는 수긍하고 그 이상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투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상고이유서에서는 노 관장의 기여도 산정이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대법원이 재산분할에 반영할 수 없다고 판단한 비자금 기여를 제외했는데도, 노 관장의 분할비율이 종전 35%에서 33.3%로 약 1.7%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 자금 지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더라도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에 기초한 기여를 재산분할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최 회장이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와 관련해 증여·처분한 일부 재산을 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도 함께 파기했다.
지난 7월 파기환송심은 이 취지를 반영해 재산분할금을 종전 1조3808억원에서 9440억원으로 4368억원 줄였다. 다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하고, 노 관장의 기여도는 3분의 1로 인정했다.
최 회장 측은 지급액 일부를 수용하면서도, 비자금 기여를 제외한 뒤 분할비율을 정한 판단에는 법리상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이번 상고이유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평가는 2024년 기준...이후 주가 상승 반영에도 이의
분할비율을 둘러싼 다툼은 SK㈜ 주가 상승을 반영한 방식으로도 이어졌다.
파기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 시점에는 80만원대로 올랐다.
파기환송심은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일을 파기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로 정했다. 다만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사정은 형평성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반영했다.
최 회장 측은 과거 시점의 주가로 분할 대상 재산을 평가하면서 이후의 주가 상승을 분할비율에 반영한 판단 역시 법리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실트론 지분을 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을 취득한 2017년이 혼인관계 파탄 이후라는 점을 근거로 분할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 관장 측은 아직 부대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방의 상고에 대응해 자신에게 불리한 원심 판단을 다투는 부대상고의 기한은 최 회장 측 상고이유서 제출 기한인 13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