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만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려다 상처를 입은 남편의 대처를 두고 부부간 갈등이 빚어진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최근 남편과 함께 충남 서산의 한 펜션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야외 바비큐장에서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길고양이 네 마리가 몰려들었고, 테이블 위로 뛰어오르거나 고기 핏물이 묻은 스티로폼 포장재까지 핥는 등 거칠게 먹이를 탐했다.
펜션 업주 역시 해당 동물들이 주변을 떠도는 길고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식사를 마친 뒤 숙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남편이 남은 고기를 집게로 집어 던져주던 순간, 흥분한 고양이 한 마리가 남편의 손가락을 할퀴었다. 손가락에서는 피가 흘렀고 이튿날 아침 해당 부위가 눈에 띄게 부어올랐다.
부부는 인근 병원을 찾아 상처 소독과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남편이 "왕복 2시간이 걸리는 대형 병원으로 이동해 광견병 백신을 맞겠다"고 나서면서 의견 충돌이 벌어졌다.
A씨는 "솔직히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어 '유난스럽다'고 핀잔을 줬다"며 "스트레스를 받아 언성을 높였고 결국 남편은 백신 접종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은 현재 감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까 극심한 불안에 떨고 있다"며 자신이 지나치게 남편의 불안을 묵살한 것인지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편의 우려가 과민 반응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야생 동물이나 길고양이에게 긁혔을 때 파상풍이나 묘조열(고양이 할큄병) 등 2차 세균 감염 위험이 크다"며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치료 기간만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치사율이 높은 질환에 대한 공포는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이동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환자의 치료 의사를 막아선 안 됐다"고 꼬집었다.
반면 "1차 진료에서 이미 항생제 처방을 받은 상태라면 당장 장거리 이동을 고집하는 남편의 반응도 감정적으로 과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A씨는 추가 입장을 통해 "내 생각이 틀렸던 것 같다. 앞으로는 제대로 알아보고 병원에 보내야겠다. 평소 남편이 건강에 대한 염려가 있는 편이라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남편이 직접 다녀오겠다고 하는데 내가 막을 필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시댁 식구들과 함께 다녀왔는데, 다들 유난이라는 반응을 보여 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손가락이 심하게 부어오른 것도 아니고 접었을 때 살짝 볼록해지는 정도라 별일 아니라고 여겼다"며 "이번에 댓글 반응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닫고 남편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남편에게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불쌍하다는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댓글을 달아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