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인도 시장에 첫선을 보인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쌍트로'. 당시만 해도 인도 소비자들에게 낯선 한국 자동차였지만, 넓은 실내 공간과 실용성을 앞세워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로부터 28년. 쌍트로를 앞세워 인도 시장에 발을 들였던 현대차가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현대차와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는 199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인도 시장에서 총 988만4960대를 판매했다.
1000만대까지 남은 물량은 11만5040대다. 올해 1~9월 판매량이 47만1724대인 점을 고려하면 연내 달성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인도 진출은 1996년 현지 법인 설립으로 시작됐다. 2년 뒤 첸나이 공장에서 쌍트로 양산에 들어갔고, 합리적인 가격과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쌍트로는 '인도 국민 경차'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현대차는 i10과 i20, 베르나 등 소형 승용차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기반을 넓혔다.
판매 전략에 변화가 나타난 것은 2015년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현대차는 현지 전략형 SUV '크레타'를 출시했다.
크레타는 대가족이 많은 인도 특성을 고려해 실내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현지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출시 직후 3개월 연속 인도 SUV 시장 월간 판매 1위에 올랐고, 첫해에만 4만대 넘게 판매됐다. 이듬해에는 '2016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크레타의 성공을 확인한 현대차는 2019년 베뉴, 2021년 3열 SUV 알카자르, 2023년 소형 SUV 엑스터 등을 연이어 투입했다.
이 같은 SUV 중심 전략은 판매 실적에도 반영됐다.
현대차는 크레타 출시 이듬해인 2016년 인도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판매 50만대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시장점유율 17.4%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60만5433대를 판매하며 현지 진출 이후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어선 SUV 비중은 지난해 70%에 육박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현대차 SUV는 39만8937대에 달했다.
올해 3분기까지 판매된 47만1724대 가운데 SUV는 31만6026대로, 전체의 67.0%를 차지했다. 인도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3대 중 2대가 SUV인 것이다.
현대차는 SUV 중심의 판매 구조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8월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인도 시장의 SUV 판매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3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소형 SUV '베이온'의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베이온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가 탑재된다.
전기차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첫 현지 생산 전기차인 '크레타 EV'를 출시하며 기존 내연기관 SUV의 인지도를 전기차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1·2공장과 푸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첸나이 82만4000대, 푸네 17만대 등 총 99만4000대다.
현대차는 푸네 공장의 생산능력을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인도 전체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약 15만대 늘어난 연간 114만4000대 수준에 이르게 된다.
생산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현지 부품 조달도 확대한다. 2030년까지 부품 현지화율을 90% 이상으로 높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인도에서 생산한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인도 생산 차량의 수출 비중을 최대 30%로 높여 현지 공장을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