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월)

"오은영 상담료 수백만원 이해하지만..." 강연료 30만원에 '모욕감' 느낀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현철 교수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식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는 얼마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전문가의 강연료 책정 기준과 공공기관의 강연료 현실에 대한 논란을 촉발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한 정부기관에서 겪었던 강연료 관련 경험을 공개하며 지식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김 교수는 오은영 박사의 상담료가 시간당 수백만원에 달한다는 논란에 대해 한 분야 최고 전문가의 시간당 가격이 꼭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철 페이스북


그는 최정상급 가수들의 출연료와 같은 다른 분야 최고 대가와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가 자기 병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임을 언급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 책정은 자유이며 소비자는 비싸다고 느끼면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대학 교수의 외부 강연료에는 법적 상한이 존재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사립대학 교수의 외부 강연료 상한은 1시간에 100만원, 2시간에 200만원으로 정해져 있으나, 1시간 강연이 단순히 1시간 노동이 아니며 준비에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1~2주가 소요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한 정부기관으로부터 전 국민 토론회의 주제 강연을 요청받았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이 강연이 처음부터 준비했다면 한 달 이상 걸렸을 작업이며, 물리적으로 최소 이틀, 바탕이 된 작업까지 포함하면 한 달 이상이 들어간 강연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 강연 신고를 위해 확인한 강연료는 30만원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이에 솔직히 모욕감을 느꼈다며, 잠시 고민 끝에 강연을 무료로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길이었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 / 뉴스1


그는 강연을 거절하지는 않았으며, 그동안 정부기관 강연을 금액 때문에 망설인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해당 기관이 초청할 강연자들을 고려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고, 이후 기관 측에서는 강연료를 조정하는 절차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는 공공기관 강연의 성격을 두고 다양한 반론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정부나 공공기관, 도서관은 훌륭한 인사를 모실 예산이 적고, 그 취지가 소외된 사람들과 나누는 성격이 크다며 돈은 기업에서 벌고 공공기관은 헌신과 봉사의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수는 그러한 생각이 공공기관의 퀄리티를 낮출 위험이 있으며, 잘하고 뛰어난 사람은 주로 민간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공공으로 몰리게 되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공공기관에서 기조연설을 요청받았다는 또 다른 누리꾼도 비슷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교수 강연료가 1시간에 100만원이니 15분 기조연설에 25만원을 제안한 공공기관이 있어 무료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함께했던 유튜버나 진행 MC가 교수 기조 강연료보다 훨씬 많이 받는 것을 알고 회의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했던 경험이 있는 다른 누리꾼은 현지 기업 강연에서는 준비와 이동 시간까지 합산해 시간당 500~1000달러를 받았으나, 서울에서는 세전 30만원을 받아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반면 공공기관 강연이 경력이나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공공기관 강의가 스펙이 되어 사기업에서 더 많은 강의료를 받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고, 다른 누리꾼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하지 않으면 된다며 모든 이들의 시간과 준비는 동등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식 노동자의 강연료를 둘러싼 논란은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