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연휴 첫날, 부산 북항친수공원 일대는 흑상어 '부캉이'를 보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수만 명의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변 도로는 극심한 정체와 주차난을 겪었지만, 동시에 부산역 일대 상권에는 모처럼 활기가 넘쳐 상반된 풍경을 연출했다.
1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경, 부산 중구 세관삼거리 앞에서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흑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부산 북항친수공원으로 향하는 차량과 인파가 집중된 결과였다.
공원 관리 당국인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오후 6시까지 북항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5만9000명에 달했다.
부캉이가 지난달 19일 이곳에 처음 나타난 이후 10일까지 누적 방문객은 120만2800명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부캉이를 보기 위해 공원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져 늦은 오후까지 관람객들로 공원 곳곳이 붐볐다.
밀려든 인파는 북항 주변 도로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였고, 주변 도로까지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몰리면서 세관삼거리 등 주요 지점에서 차량 정체가 끊이지 않았다.
인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일부 주요 내빈이 교통정체로 인해 늦게 도착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9일 BPEX에서 치러진 한 공공기관 채용시험에 응시하러 온 수험생들도 예상보다 심한 혼잡에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시험에 응시한 20대 여성 A 씨는 "부캉이 때문에 북항친수공원에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아 평소보다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왔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차가 더 막혀 시간이 촉박해졌다"고 말했다.
경찰과 관계 당국은 주변 도로 곳곳에서 교통정리에 나섰고,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했다. 공원 안에서도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목적지별 보행 동선을 나눠 안내했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일반 승용차뿐 아니라 이른바 '부캉이 투어'에 나선 단체 관광버스까지 줄지어 주차돼 교통 혼잡을 가중시켰다.
부캉이를 둘러싼 관람 질서 문제도 계속됐다. 최근 일부 방문객이 강한 LED 조명을 부캉이에게 비춰 상어가 놀라는 모습이 포착되자, 현장에는 조명 사용을 금지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급기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람 질서를 지키는 모습까지 나타났고, 부산시설공단은 안전관리를 위해 24시간 교대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북항이 차량과 사람으로 몸살을 앓는 동안, 인근 부산역 일대 상권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부산역에서 내린 여행객 상당수는 곧바로 부산역 광장 쪽으로 향하지 않고 커피 등을 사 들고 북항친수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부캉이를 본 뒤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미리 찾아둔 돼지국밥, 피자, 중국 만두 등 인근 맛집을 찾는 모습이 이어졌다.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를 관람한 야구팬들도 눈에 띄었다. 원정 응원을 마친 LG 팬들은 저녁 식사 후 서울로 돌아가는 열차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부캉이를 보기 위해 유니폼 차림으로 삼삼오오 북항친수공원을 찾았다.
상인들도 발 빠르게 '부캉이 특수'를 활용했다. 부산역 지하상가의 한 복권판매점은 "부캉이와 함께 행운을 잡아라"는 문구를 내걸고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맛집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대화 소재 역시 부캉이였다. 북항에서 본 부캉이의 모습과 촬영한 사진을 서로 보여주다 보니 긴 대기시간도 그리 지루해 보이지 않았다.
부산역 인근 한 돼지국밥집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40대 여성 이 모 씨는 "뉴스에서 부캉이를 보고 친구들과 부산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며 "오늘 하룻밤 묵은 뒤 해운대 등 다른 곳도 둘러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연인과 부산을 찾은 30대 차 모 씨도 "처음부터 부캉이를 보려고 여행을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뉴스에 나오다 보니 부산에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는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친수공원을 찾았지만 경관 자체도 상당히 좋아 부캉이가 아니더라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휴 첫날 북항에 불어닥친 '부캉이 열풍'은 이처럼 극심한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야기하는 동시에, 부산역 일대 식당과 상점으로 이어지는 발길을 통해 주변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상반된 결과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