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경력의 대학병원 간호사가 퇴근길 지하철에서 갑자기 쓰러진 6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내 화제다.
서울성모병원 외래간호팀 서혜원 간호사는 지난 1일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남성 승객을 발견하고 즉각 응급처치에 나섰다.
서 간호사는 이날 직장 근처인 고속터미널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퇴근하던 중이었다. 군자역 부근에서 한 승객이 쓰러지자 다른 승객들이 응급처치를 시도하고 있었고, 서 간호사는 인파를 헤치고 환자에게 다가갔다.
환자는 의식이 없었고 전신 발작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서 간호사는 기존 병력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침착하게 119 신고를 먼저 요청했다. 이어 다른 승객들이 진행하던 처치를 멈추게 하고 환자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했다.
발작이 잦아들었지만 곧 환자의 맥박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환자가 숨을 헐떡이듯 불규칙하게 쉬는 심정지 호흡 증상을 보이자 서 간호사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열차가 한 정거장을 지나 중곡역에 도착하자 다른 승객들의 도움으로 환자를 승강장으로 옮겼다.
서 간호사는 119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폈다.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무렵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이후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서 간호사는 혈액내과 병동에서 중증 환자들을 돌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외래간호팀으로 이동한 뒤에도 병원 내 응급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명을 구한 경험이 있다.
서 간호사는 "쓰러진 분도 누군가의 이웃이자 가족일 텐데, 꼭 살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병원에서 매년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이 위급한 순간에 큰 도움이 됐다"며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다른 승객들과 역무원들도 환자 이송 등을 도왔다. 서 간호사는 시민들을 향해 "가장 중요한 것은 119 신고"라며 "현장에서는 경황이 없어 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특정한 사람을 지목해 신고를 부탁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발작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법도 설명했다. 서 간호사는 "입에 손을 넣으면 오히려 손가락을 다칠 수 있으므로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선행은 당시 현장에 있던 서울교통공사 오혜성 씨가 서 간호사의 대처를 병원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오 씨는 "순식간에 벌어진 급박한 상황에서도 간호사님은 침착하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필요한 조치를 하나씩 이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선행이 알려져 응급 상황에서 용기를 내는 분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병원에 연락했다"고 제보 배경을 밝혔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은 "위급한 순간에 망설이지 않고 나선 서혜원 간호사의 대처는 평소 전문성과 사명감이 몸에 밴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구성원들이 어느 곳에서든 생명을 지키는 일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