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9일(금)

세계인이 찾아온 '한국인의 주말'...신세계그룹에 머무는 한류

외국인 관광객 필수 관광코스 된 스타필드...한국식 스파·세신도 인기

지역 먹거리·전통 공예를 일상으로...쇼핑몰·백화점·호텔에 담은 한국의 취향


주말이면 들르던 곳이 누군가의 한국 여행 필수 방문지 목록에 올랐다. 높은 책장 아래서 잠시 쉬어가는 별마당도서관, 가족과 한 끼를 나누는 쇼핑몰, 따뜻한 온기에 몸을 맡기는 찜질방까지. 외국인 여행객들이 우리만 익숙했던 장소를 찾아가고 있다. 스타필드에서 백화점과 호텔로 이어지는 신세계그룹의 공간에선 한국의 일상을 함께 누리는 여행이 이어진다.


수원문화재단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1박2일 코스에도 그 주말의 풍경이 담겼다. 화성행궁과 수원전통문화관, 행리단길에 더해 '스타필드 수원'이 이름을 올렸다. 오래된 성곽을 걷는 여행에 쇼핑몰 나들이가 더해진 것이다.


서울의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은 구태여 이것저것 붙여서 말할 것도 없다. 곳곳에서 찬사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러 이용 후기에는 여러 층 높이로 이어지는 책장과 사진을 남기기 좋은 풍경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스타필드 하남 외경 /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


7일 확인한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4점.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리뷰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한 고평가다. 이곳은 올해 '트래블러스 초이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2030이 모인 별마당, 한국의 취향을 담는 공간


수원 별마당도서관을 품은 스타필드 수원은 2024년 1월 문을 열었다. 도서관과 함께 패션·생활용품 매장, 먹거리,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공간을 갖췄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해 1월 발표한 개장 첫해 방문객은 약 1900만명. 당시 고객의 57%가 20·30대였다.


스타필드가 가족의 나들이 장소로 자리 잡기까지는 10년의 시간이 쌓였다. 2016년 문을 연 하남점은 지난 8월까지 누적 방문객 2억5000만명을 기록했다. 넓은 공용공간과 무료 주차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쇼핑과 외식 사이에 쉬고 놀 수 있는 자리가 많다는 게 특장점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여러 번 찾아온 손님도 적지 않았다. 신세계프라퍼티 집계에서 하남점 전체 구매 고객의 10%는 지난 10년간 40차례 이상 이곳을 찾았다. 손님을 맞는 체험거리도 꾸준히 바꿨다. 지난해에만 380여건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회사가 같은 해 실시한 설문에서는 영유아·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 응답자의 63%가 팝업 체험을 위해 스타필드를 방문했다고 답했다. 


올가을 수원점의 팝업 공간에는 춘천의 감자밭이 들어왔다. 오는 18일까지 여는 '도심 속 밭캉스'다. 오타가 아니다. 실제로 밭캉스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페이퍼 가든: 좋은 종이 텃밭(8/13~8/26)' 팝업 전경 /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는 아이들의 정서까지 고려해, 작은 밭에서 감자를 캐고 무게를 맞혀보는 놀이를 마련했다. 먹거리를 모은 새참 장터와 춘천의 산과 강, 농장을 그린 벽면도 준비했다. 춘천 여행 코스를 함께 소개하며 다음 나들이를 권한다. 


한국의 취향을 담은 물건들도 손님들을 만났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는 단청을 입힌 키보드, 달항아리 모양의 도어차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선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90%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외국인이 구매한 뮷즈 매출도 같은 기간 약 1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의 재료와 손기술을 머물 수 있는 장소에 옮겼다. 본점 더 헤리티지 5층의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한옥의 중정을 현대적으로 풀어 전시와 디저트살롱을 구성했다. 볏짚과 한지, 모시의 질감, 장인들의 기법은 전시물과 상품 포장, 인쇄물에 담겼다.


이 공간과 브랜딩은 올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인테리어 아키텍처와 브랜딩·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두 부문 본상을 받았다. 지난해 4월 개관 이후 올해 3월 발표 시점까지 내외국인 5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찜질방까지 찾아온 외국인...한국에서 쉬는 시간을 즐기다


한국의 일상을 찾는 여행은 따뜻한 물과 찜질방으로도 이어진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스타필드 하남·안성·고양의 아쿠아필드와 부산 센텀 스파랜드 네 곳을 합친 외국인 고객 비중은 2023년 8.7%에서 2024년 15.8%, 지난해 20.2%로 높아졌다.


호텔에서 선보인 한국식 세신도 외국인 손님에게 인기를 얻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지난해 12월 피부 유형에 맞춘 스크럽과 두피·몸 관리를 제공하는 '온기'를 선보였다. 지난 7월 대한경제가 보도한 올해 상반기 이 프로그램 이용객의 외국인 비중은 평균 약 68%였다. 3월 이후에는 매월 70%를 넘었다.


백화점에서도 외국인 손님들의 구매가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9월 외국인 매출은 몰과 아울렛을 제외하고 순수 백화점 사업만으로 8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웃돈다.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필드 수원이 진행하는 '도심 속 밭캉스(10/2~10/18)' 행사 전경 /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는 스포츠와 공연을 즐기며 머무는 장소도 준비하고 있다. 2028년 초 개장을 목표로 건설 중인 스타필드 청라에는 2만3000석 규모 멀티스타디움과 쇼핑몰, 호텔을 연결한다. 호텔 객실에서 야구를 보고, 인피니티풀에서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야구 경기와 함께 K팝 공연, 대규모 문화행사도 열 수 있는 시설로 짓고 있다. 


콘텐츠 확장 위해 '10억달러' 전격 투자 결정 


이들 공간에서 즐길 콘텐츠를 넓히는 데도 큰 투자를 결정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일 미국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주도하는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인수·합병 거래와 관련해 발행되는 신주 지분에 투자한다.


스타필드와 스타필드 마켓, 스타필드 빌리지에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체험시설과 테마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파라마운트의 '미션임파셔블', '탑건'과 워너브라더스의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 세계 각지에 팬을 둔 작품의 활용을 추진한다.


이들 작품을 만날 장소로는 화성 스타베이시티의 테마파크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는 파라마운트를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로 선정해 테마파크 개발을 추진해왔다. 여기에 워너브라더스의 콘텐츠까지 더하는 구상을 내놨다.


쇼핑몰 밖에서도 고객과 만날 길을 찾는다. HBO Max와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마트를 비롯한 온·오프라인 계열사의 멤버십과 OTT 서비스를 연계하는 협력을 모색한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협력 구상에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동 제작과 제휴도 담겼다. 신세계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고, 글로벌 OTT와 한국 콘텐츠의 공동 제작·제휴로 사업을 넓히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콘텐츠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외관 / 사진제공=신세계프라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