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집안의 반려견까지 죽인 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다. 피고인 측은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신 질환으로 인한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7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는 존속살해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군은 지난해 8월 7일 오후 8시 30분께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의 자택 아파트에서 어머니 B(40대)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이어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도 흉기로 찔러 죽인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인은 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범행이 온전한 의사에 따른 것이라기보단 비정상적 정신 상태에서 비롯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A군은 오래전 정신병장애 진단을 받는 등 정신 질환을 앓았다"며 "범행 동기나 언동을 봐도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할 능력이 매우 미약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이 심신 미약을 주장하는 것이냐고 묻자 변호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A군의 정확한 정신 상태와 형사책임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감정을 요청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에 대해서는 기각을 요구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A군은 재판장의 질문에 짧게 "네"라고만 답하며 변호인과 같은 의견임을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어머니가 과거 자신을 성폭행했으나 사과하지 않았다며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군은 범행 후 스스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군의 아버지와 동생은 집에 없었다.
A군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무직 상태였다. 과거 A군과 B씨의 말다툼으로 경찰이 현장에 1∼2차례 출동했으나 당시 입건된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