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9일(금)

영업흑자 낸 LG디스플레이, 순차입금 8530억 늘었다...정철동의 현금 성적표

상반기 영업현금, 유형·무형자산 취득액보다 3758억원 부족

단기차입금 6조원 넘어...3조 OLED 투자 자체 재원도 마련해야


LG디스플레이가 상반기 영업흑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에서 번 현금으로 투자비조차 충당하지 못했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8530억원 늘었고, 단기차입금은 6조원을 넘어섰다. 정철동 사장 체제에서 내건 '현금 중심 재무관리'를 평가하려면 흑자 규모보다 투자하고 빚을 갚을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7일 LG디스플레이 반기보고서와 실적설명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순차입금은 회사 IR 기준 11조9440억원이다. 지난해 말 11조910억원에서 반년 만에 8530억원 늘었다. 총차입금은 12조6640억원에서 13조3960억원으로 증가했고,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1조5730억원에서 1조4520억원으로 줄었다.


뉴스1


차입금 증가·단기 상환 부담 늘어...회사는 '상반기 흑자 전환' 강조 


차입금 증가에는 환율 영향이 컸다. 반기보고서상 차입금과 사채에 반영된 환율변동 증가분은 약 7484억원이다. 실제 차입·상환에 따른 현금흐름은 약 208억원 순상환이었다. 순차입금도 올해 1분기 말보다는 2660억원 감소했다. 8530억원을 새로 빌려 쓴 돈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다만 단기 상환 부담은 늘었다.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에 유동성 장기차입금과 사채를 합친 금액은 약 6조860억원이다. 지난해 말 3조7580억원보다 2조3280억원 많다.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보유 현금성자산의 약 4.2배다. 현금 보유액과 향후 영업현금으로 갚을 부분, 차환으로 넘길 부분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이사회가 승인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Cash Flow 중심의 재무관리 강화 및 투자 효율성 제고"를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 재무비율 개선을 지속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회사 스스로 제시한 경영 성적표에는 영업흑자뿐 아니라 현금과 차입금이 들어 있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966억원이었다. 이자와 법인세 등을 지급한 뒤 영업활동에서 확보한 현금이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에 9019억원, 무형자산 취득에 4705억원을 썼다. 합계 1조3724억원으로, 영업현금보다 3758억원 많았다.


영업현금은 전년 동기 2424억원에서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유형·무형자산 취득액도 2569억원 늘었다. 영업현금에서 두 자산의 취득액을 뺀 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8731억원에서 올해 마이너스 3758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투자비를 충당하고 남는 돈은 없었다.


이자 부담도 영업이익을 크게 웃돌았다. 상반기 이자비용은 3012억원으로 영업이익 390억원의 약 7.7배다. 전년 동기 3754억원보다 줄었지만, 영업흑자만으로 재무 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 이자 지급액 2900억원은 앞서 계산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이미 반영돼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흑자 전환을 강조했다. 2분기 영업손실에는 인력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으며, 이를 제외하면 사업 수익성은 흑자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3조 투자 절반은 대출...자체 재원 1.5조 조달 내역은 빠져


이런 현금 사정에서 경영진은 차세대 OLED 투자와 차입금 감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30일 차세대 OLED 기술 개발과 생산 인프라 구축에 총 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성장펀드의 장기·저금리 대출 1조5000억원에 자체 재원 1조5000억원을 더하는 구조다. 회사는 금융비용을 줄이면서 재무 안정성과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대출은 조달비용을 낮추지만 상환해야 할 원금은 남는다. 신규 대출을 실행하면서 총차입금까지 줄이려면 같은 기간 신규 차입액보다 많은 기존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자체 투자재원 마련과 기존 빚 상환이 동시에 필요한 셈이다.


상반기에 영업현금으로 유형·무형자산 취득액을 충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체 재원 1조5000억원의 조달 방식은 재무계획을 판단할 핵심 항목이다. 영업에서 벌어 마련할 금액과 기존 보유자금 등으로 충당할 금액, 실제 투자 시기에 따라 차입금 감축 여력이 달라진다.


그러나 7월 투자 발표자료에는 자체 재원 1조5000억원의 세부 조달 구성과 연도별 투입액이 담기지 않았다. 정 사장이 내건 차입금 축소와 3조원 투자를 어떤 현금 계획으로 병행할지는 해당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