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사형 확정자 3명 중 1명이 60세를 넘긴 고령인 것으로 집계됐다. 1997년 말을 끝으로 사형 집행이 중단되면서 미집행 사형수들의 평균 연령은 환갑에 가까워졌고, 집행 대신 옥중에서 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6일 '세계 사형폐지의 날'(10월 10일)을 앞두고 법무부가 공개한 현황에 따르면,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는 총 52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8.7세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9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60대 10명, 70대 7명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고령자 비중만 32.7%에 이른다. 이어 40대 5명, 30대 1명 순이었으며 20대 사형수는 단 한 명도 없다.
20명을 살해한 유영철과 10명을 살해한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들도 형을 집행받지 않은 채 현재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집행이 멈춘 사이 수감 중 자연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2024년 '보성 어부 연쇄살인 사건'의 오종근이 87세로 옥중에서 숨졌고, 올해 3월에는 조직원 등을 살해한 '안양AP파' 이우철이 광주교도소에서 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한국의 마지막 사형 집행은 1997년 12월 30일 지존파 등 23명에 대해 이뤄졌다. 이후 20년 넘게 형 집행을 멈추면서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했다.
현재 최장기 수감 사형수는 1992년 강원 원주 종교시설 방화로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69)이다. 가장 최근에 사형이 확정된 수형자는 2014년 강원 고성 육군 22사단 GOP 총기 난사로 5명을 살해한 임도빈 전 병장이다.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사법적 판단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접수된 사형제 헌법소원을 5년 넘게 심리하고 있다.
앞서 헌재는 1996년(7대 2)과 2010년(5대 4)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을 내리려면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법의 이름으로 집행되더라도 인간의 생명만큼은 함부로 다룰 수 없다"며 "학계에서는 이미 오랜 연구를 통해 사형제가 범죄 억제력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2010년 합헌 결정 당시 재판관들은 "사형제도에 의해 달성되는 범죄 예방과 무고한 일반 국민의 생명 보호, 정의 실현 및 사회방위라는 공익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의 생명권이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사형의 대안으로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 도입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한 장윤기에게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사형 구형에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무기징역을 선고받더라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된다. 절대적 종신형은 이 경로를 차단해 영구 격리하자는 취지지만, 교화 가능성을 배제하고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법무부는 2023년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을 추진했으나 대법원 등의 반대로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