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전 세계 전기차 성장세 식는데 현대차·기아는 20% 성장... 무슨 일이 있었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20% 넘게 판매를 늘렸다. 세계 1위 BYD가 두 자릿수 감소한 것과도 대비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북미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20% 넘게 줄었으나 유럽과 아시아에서 판매를 크게 늘리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6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전기차(BEV·PHEV) 인도량은 1372만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 특히 지난 8월 한 달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1.8%에 그쳤다. 7월 11.3%에서 한 달 만에 성장폭이 크게 낮아졌다.


지역별 온도차도 뚜렷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1~8월 판매량은 750만2000대로 7.8% 감소했다. 북미도 95만4000대로 24.9% 줄었다.


업체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세계 1위 BYD는 219만3000대를 인도해 선두를 지켰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6.1%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20.2%에서 16.0%로 4.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49만9000대를 판매해 20.4%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 평균 증가율 5.9%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시장점유율도 3.2%에서 3.6%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북미서 23% 빠졌는데도 20% 성장


기아 전용 콤팩트 전기 SUV EV3 / 기아


현대차그룹의 올해 1~8월 북미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동기보다 23.4% 감소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정책 변화 등이 겹치면서 현대차그룹 역시 북미에서는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빈자리를 메운 곳은 유럽과 아시아였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18.5% 증가했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75.5% 급증했다.


올해 1~8월 유럽 전기차 시장은 29.0% 성장한 331만대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77.0% 늘어난 130만1000대에 달했다.


한국은 81.3%, 인도는 56.8%, 태국은 73.8%, 베트남은 76.3%, 인도네시아는 102.4% 증가했다. 중국과 북미의 판매가 꺾인 사이 유럽과 아시아가 새로운 성장 지역으로 떠올랐다. 


EV3·인스터 등 신차 유럽 판매 확대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차 인스터 /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전기차 라인업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기아 EV3와 EV4,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 등 기존 주력 전기차보다 차급과 가격 부담을 낮춘 모델들이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전기차 13만1032대를 판매했다. 직전 반기보다 41.8%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차종별로는 기아 EV3가 2만7121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현대차 인스터가 1만6594대, 기아 EV4가 1만4502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의 전기차 판매 증가세도 가파르다. 올해 2분기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소매판매는 1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8.4%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123.4%, 서유럽에서는 101.5% 늘었다.


다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리프모터는 올해 1~8월 판매량을 전년 동기보다 69.3% 늘리며 현대차그룹을 제쳤다. 체리도 35.0% 성장했다.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했던 BYD도 유럽에서는 76.5%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재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기차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그룹


이제 관건은 북미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거둔 성장세를 북미 판매 회복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현대차그룹의 다음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