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설탕·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통화 가치가 치솟으면서 국제 설탕과 커피 선물 시장이 들썩였다. 브라질 헤알화 강세로 현지 농가들이 판매를 꺼리게 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설탕 선물 가격이 장중 최대 4.4% 급등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 역시 최고 3.8% 뛰었다. 이날 브라질 헤알화는 미국 달러 대비 장중 최대 5%나 급등했다.
헤알화 강세의 배경에는 브라질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좌파 성향의 현직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우파 상원의원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초기 개표에서 47% 득표율을 기록하며 오는 25일 결선 투표의 승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시장에서는 보우소나루가 친시장적 정책을 펼치고 공공부채 축소에 나설 것으로 평가하면서 헤알화 가치가 상승했다.
설탕과 커피 선물 거래는 달러로 이뤄진다. 헤알화 가치가 오르면 브라질 농가들은 같은 달러 가격으로 상품을 팔더라도 자국 통화로 환산했을 때 수익이 감소한다. 결국 달러 표시 가격이 동반 상승하지 않으면 농가들은 판매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다.
피크 트레이딩 리서치 설립자 데이브 휘트컴은 "브라질 헤알화 강세가 농산물 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브라질과 관련한 위험 요인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펀드들이 매수 포지션을 과도하게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설탕 시장은 통화 강세에 공급 부족 우려까지 겹쳤다. 강력한 엘니뇨가 주요 생산국들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브라질에서는 집중호우로 사탕수수 수확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설탕 가격은 지난 6월 파운드당 14센트 미만에서 이날 20센트 이상으로 급등했다. 애널리스트들이 2026~2027년 시즌 공급 부족을 예상하는 사례가 늘고, 투기적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에 베팅하면서 강세가 이어졌다.
그린풀 글로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시즌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량 전망치를 3% 하향 조정했다. 그린풀 글로벌은 "시장이 설탕 생산량이 초기 전망치와 최근 전망치를 대폭 밑돌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반면 커피 가격은 공급 과잉 전망이 나오면서 장중 올랐던 상승폭 일부를 되돌렸다. 헤지포인트 글로벌 마켓츠는 이번 작황 연도 세계 커피 공급 초과 규모를 890만 포대로 추정했다.
헤지포인트 최고영업책임자(CCO) 카를루스 코스타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에 한층 여유가 생길 가능성을 수치가 보여준다"며 "브라질 생산이 회복세를 보이고 세계적인 공급 초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