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주식 살 돈까지 '여기'에 넣는다... 미국 Z세대가 빠진 뜻밖의 재테크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주식 투자금을 스포츠베팅으로 돌리는 현상이 확산하며 금융 당국과 의료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일부 젊은이들은 스포츠베팅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재테크 수단으로 여기며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CN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포츠북과 예측시장이 확대되면서 젊은 세대의 베팅 활동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북은 경기 결과나 선수의 기록을 대상으로 베팅을 받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전문업체다. 이들은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배당률을 정하며, 배당에 '비그(Vig)'라는 수수료를 포함시켜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수익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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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 플랫폼 베터먼트가 지난 8월 실시한 개인투자자 조사 결과, Z세대 투자자 가운데 66%가 스포츠베팅에 참여하고 있었다.


절반을 넘는 52%는 원래 투자 목적으로 준비한 자금을 스포츠베팅으로 전환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26%는 스포츠베팅을 장기 재무 계획의 한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확인됐다. Z세대는 다른 연령층보다 스포츠베팅을 투자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약 2배 높았다. 지난 7월에는 Z세대가 전체 온라인 베팅 활동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처음으로 추월했으며, 두 세대를 합친 비중은 전체의 88%에 이르렀다.


온라인 도박 중독 치료기관 버치스헬스의 신시아 그랜트 임상 담당 부사장은 "요즘은 칼시나 드래프트킹스 같은 스포츠베팅 플랫폼 계정이 없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운 수준"이라며 "베팅이 스포츠 관람 경험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의 스포츠베팅 시장은 2018년 연방대법원이 각 주의 스포츠베팅 합법화를 승인한 뒤로 빠르게 팽창했다. 현재 30개 주에서 스포츠베팅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예측시장에서 스포츠 경기 결과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 계약 상품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접근성이 한층 높아졌다. 일부 예측시장의 경우 스포츠북이 합법화되지 않은 주나 만 21세 미만 이용자도 관련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핵심 문제는 적지 않은 젊은 층이 스포츠베팅을 투자와 동일하게 인식한다는 점이다. 베터먼트의 행동 재무·투자 담당 이사 댄 이건은 "스포츠베팅과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같은 스마트폰, 같은 앱에서 제공되다 보니 두 개념의 경계가 흐려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댄 이건 이사는 "경제가 성장하면 가치가 오르고 장기적으로 플러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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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포츠북과 예측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손실을 본다. BofA에 따르면 온라인 베팅을 이용하는 가구의 예금계좌 잔액 중앙값은 비이용 가구의 59% 수준에 불과했다.


젊은 세대가 베팅에 몰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이다. 신용정보업체 배드크레딧이 지난 8월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추가 소득을 목적으로 예측시장 거래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소비자금융 전문가 에리카 샌드버그는 "사람들은 누군가 '5분 만에 300달러(약 40만원)를 벌었다'는 얘기는 귀담아듣지만, 지난달 800달러(약 100만원)를 날렸다는 얘기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베팅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커질수록 도박 중독으로 발전할 위험성도 커진다고 경고한다. 신시아 그랜트 부사장은 스포츠베팅이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 학교나 직장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학업이나 업무 시간을 잠식하기 시작하면 임상적으로 '기능 손상'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위험 완화를 위한 조치를 늘리고 있다. 미국의 주요 온라인 스포츠베팅 플랫폼인 '드래프트킹스'와 '팬듀얼'은 이용자가 스스로 입금액 한도와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일부 예측시장 플랫폼도 이용 제한 기능과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스포츠베팅이 즉각적으로 해롭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젊은 층이 이를 투자가 아닌 오락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댄 이건 이사는 "많은 사람이 경기를 더 재미있게 보려고 베팅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것이 투자가 아니라 오락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