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차 4대 중 1대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기차 가격과 충전 부담을 피하고 연료비까지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하이브리드가 미국 시장의 핵심 선택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5일 현대차 미국 딜러 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현대차의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가 현대차 미국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까지 올라왔다. 전기차까지 포함한 전동화 모델의 판매 비중은 33%다.
9월에도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이어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7만7439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했다. 역대 9월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은 28%를 기록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각각 역대 9월 최고 판매 실적을 냈다.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기준이 달라진 점도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순수 전기차는 충전 환경과 초기 구매가격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기존 주유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연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프 로젠 현대차 미국 딜러 협회장은 최근 한국 취재진과 만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월 납입금, 연비, 총소유비용(TCO)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며 "가장 두드러진 점은 하이브리드를 매우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도 이런 흐름에 맞춰 미국 전동화 전략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신형 투싼에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투싼은 현대차의 미국 판매를 떠받치는 대표 SUV 가운데 하나다.
오는 2027년에는 싼타페 기반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도 미국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전기모터로 주행하면서 배터리가 부족할 때 엔진이 전기를 만드는 방식으로, 600마일(약 960㎞)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