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Z세대를 중심으로 대형 웨딩홀 대신 휴양지에서 소규모 결혼식을 치르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전통 예식 비용의 5분의 1 수준으로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자인 Z세대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휴양지 결혼식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이난성과 산둥성 칭다오가 주요 장소로 떠올랐으며 몰디브, 발리 등 해외 휴양지로도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런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절감 효과가 뚜렷하다는 점이 선택의 핵심 이유다. 구위데이터가 발간한 '결혼산업 인사이트 백서'에 따르면 중국 전통 결혼식의 평균 비용은 17만 4000위안(약 3600만원)에 달한다. 신혼부부 40% 이상은 이 금액을 초과해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하이난성에서 진행하는 소규모 예식은 장식, 메이크업, 헤어, 촬영, 사회, 진행 등 모든 서비스를 포함해도 3만~10만위안(약 608만~2029만원)이면 가능하다. 웨딩 스냅 촬영만 별도로 진행할 경우 8000~1만 5000위안(약 162만~304만원) 수준이다.
베이징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1995년생 주씨의 사례는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준다. 주씨는 300명 규모의 전통 웨딩홀 예약을 취소하고 하이난성에서 가족과 친지만 초대해 예식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대규모 예식을 희망하던 양가 부모를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끝내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주씨는 밝혔다.
웨딩 업계도 이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10년 경력의 웨딩플래너 샤오양씨는 예비부부와 결혼 두 달 전부터 소통하며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맞춤형 예식을 기획한다고 말했다. 샤오양씨는 최근 결혼식에서 하객 수보다 분위기와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피해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예식 직전 추가 비용을 요구받거나 우천 등 악천후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아 피해를 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예식업체와 예비부부가 서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 발생 시 교섭이나 피해 구제가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현지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서비스 표준을 마련하고 기상 및 장소 관련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화를 통해 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식 형태의 변화는 결혼 연령대 이동과도 연결된다. 중국 민정부가 발표한 통계에서 올 상반기 전국 혼인 등록 건수는 327만 5000쌍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이 결혼 적령기의 중심축으로 이동하면서 하객을 위한 예식보다 당사자의 취향을 중시하는 형식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장창오레이 칭화대 신문방송대학원 교수는 이런 현상을 Z세대의 주체성이 표출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장 교수는 어른이나 하객의 기대에 맞추기보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고 만족을 추구하려는 태도가 예식 형식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