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LG, 카메라·배터리까지 우주로...누리호 타고 570km서 첫 공동 실증

LG전자·LG엔솔·LG이노텍 부품 5종 누리호 5차 탑재...3개 계열사 우주 공동 실증은 처음

두 달간 실제 우주환경서 작동 검증...2028년 자체 큐브위성 발사도 준비


지상에서 사람의 눈이 되고, 전기를 저장하고, 기계를 움직이던 LG의 기술이 이번에는 우주로 간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의 카메라·배터리·전력제어 부품 등 5종이 7일 누리호에 실려 고도 570km 상공에서 실제 작동 시험을 받는다. LG 계열사 여러 곳이 하나의 위성에서 공동으로 우주 실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6일 LG사이언스파크는 달 탐사 로버 개발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준비한 큐브위성에 LG 계열사 부품 5종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큐브위성은 오는 7일 발사 예정인 누리호 5차에 부탑재위성으로 실린다.


누리호가 예정된 궤도에 진입하면 큐브위성은 약 570km 상공에서 60일 동안 부품별 작동 시험을 진행한다.


탑재 부품은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팩, LG전자의 파워모듈과 자세제어 구동기, 위성 통신용 안테나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은 한반도 상공을 촬영해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한다. LG전자의 파워모듈은 위성 전력을 관리하고 자세제어 구동기는 위성의 방향을 조절한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팩은 위성에 전원을 공급하면서 배터리 상태 정보를 수집한다. LG전자 안테나는 위성과 지상 간 통신 수단으로 운용된다.


스마트폰·전장서 쓰던 기술, 진공·방사선 환경서 직접 시험


이번 실증에는 우주 전용 부품을 처음부터 새로 개발하는 대신 기존 상용 기술을 우주 환경에 맞춰 적용하는 'COTS(Commercial Off-The-Shelf)' 방식이 사용된다.


지상에서 성능과 신뢰성이 검증된 상용 부품을 활용해 우주용 부품의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LG는 이번 실증에서 기존 기술이 극저온과 진공, 방사선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직접 확인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시험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부품별 성능 개선과 신뢰성 검증에 활용한다. 지상 사업에서 이미 양산 경험을 확보한 부품을 실제 우주 환경으로 옮겨 성능 데이터를 축적하는 첫 사례인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LG사이언스파크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서 협업해온 무인탐사연구소가 참여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23년 무인탐사연구소를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 육성 기업으로 선정했다. 2024년부터는 인큐베이터 2기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을 이어왔다.


무인탐사연구소는 누리호 4차와 5차 부탑재위성 공모에 연속 선정됐다. 최근에는 1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2027년 달 탐사 실증 임무도 준비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와 무인탐사연구소는 지난해 5월 경기도 연천의 달 표면 모사 테스트베드에서 탐사 로버 주행 시험을 진행했다.


2028년엔 자체 큐브위성...배터리부터 탐사로버까지 범위 넓혀


LG는 이번 부품 실증을 자체 위성 운용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28년 자체 큐브위성 발사를 목표로 독자 위성 탑재 기술 검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우주 산업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1월 주요 계열사 기술 경영진이 참석하는 LG기술협의회에서 우주산업을 별도 의제로 다뤘다. 계열사별 보유 기술을 우주 사업에 적용하는 방안과 무인탐사연구소의 달 탐사 로버를 활용한 협업 시나리오 등이 논의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 사진제공=㈜LG


정부와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해 6월과 11월 우주항공청과 만나 우주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미국 스타트업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와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개발에도 착수했다. 미국 열관리 솔루션 기업 KULR 테크놀로지 그룹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이번 발사는 LG의 기술이 우주 환경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첫 단계"라며 "지상에서 축적해온 기술을 검증해 나가면서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가 자체 큐브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제시한 시점은 2028년이다. 이번 누리호 5차에서 확보할 약 60일간의 운용 데이터가 자체 위성에 탑재할 기술을 고르는 첫 실증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