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여수 멸치 재벌집 막내아들 행세하며 '골프장' 순회... 100억대 투자 사기 사건 터졌다

'멸치 재벌 막내아들' 행세한 남성, 골프장서 100억대 투자 사기 의혹


골프장을 무대로 자신을 거대 멸치 사업가의 막내아들로 속이며 주변 지인들로부터 1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의혹이 불거졌다.


4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골프장에서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멸치 사업 투자를 권유한 뒤 거액을 편취한 사기 사건을 다뤘다. 피해자들은 전체 피해 규모가 최소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JTBC '사건반장'


피의자 A 씨는 "여수에서 대규모 멸치 선단과 공장을 운영하는 집안의 막내아들"이라며 "여수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집안 배경을 과시했다.


그는 고가의 명품 시계와 두꺼운 금팔찌를 착용했고 대통령 기념시계와 명품 가방, 전복 등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며 신뢰를 쌓았다. 현금다발이 쌓인 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이 큰돈을 다루는 사업가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A 씨는 뛰어난 골프 실력으로 지역 유지들과 친분을 형성했다. 거의 매일 골프를 치며 관계를 넓혔고 강원도 지역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우승해 지역 신문에 소개됐다. 우승 상금을 기부하면서 주변에서 "진국 동생"으로 불렸다.


한 피해자는 "처음 2년 정도는 동네 어르신들이나 지역 유지들과 골프를 치면서 관계를 좋게 만들어 놨다"며 "그분들이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A 씨를 소개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 피해자는 "멸치잡이 배가 두 척이나 있고 멸치 공장도 있다고 해 믿었다"며 자신은 약 2억 8000만 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중에는 투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담보로 대출받았다가 우울증으로 외부 활동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자신이 구축한 인맥을 활용해 '멸치를 팔면 수익이 많이 난다'며 사업 투자를 권유했다. 초기에는 약속한 수익금을 꼬박꼬박 지급해 피해자들의 의심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익금 지급이 중단됐고 A 씨는 "금액이 커서 돈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를 의심한 피해자들은 직접 A 씨를 찾아 나섰다. 밤샘 잠복 끝에 그를 붙잡은 피해자들은 A 씨가 사용하던 이름부터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 씨는 자신을 박 씨라고 소개했지만 실제 성은 양 씨였고 고향도 여수가 아닌 충남 천안이었다.


피해자들이 A 씨를 사무실로 데려가 신분증 등을 확인하던 중 A 씨는 갑자기 경찰에 전화를 걸어 "기소중지자인데 자수하려고 한다"고 스스로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 A 씨를 데려갔으나 이후 석방된 그는 짐을 챙겨 잠적했다. A 씨의 구체적인 석방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A 씨가 강원도에 나타나기 전 여수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여성들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골프를 배우는 기혼 여성들과 가까워진 뒤 관계를 맺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상당수가 기혼자여서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조차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과 연락이 닿은 한 여성은 "돈보다 그 남자의 휴대전화에 영상이 있을까 봐 두렵다"고 호소했다.


현재 일부 피해자들은 A 씨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피해자들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어 사건은 향후 한 경찰서로 병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