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장병 3명을 다치게 한 지뢰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직접 매설한 수지 반보병지뢰였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사고 지점과 추가로 발견된 지뢰 모두 MDL 남쪽 10여m에 위치했고, 유엔군사령부는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군 당국은 사고 원인이 된 북한군 지뢰지대를 5일 제거했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육군 25사단 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합동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 차장은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수지 반보병지뢰에 의해 MDL 이남에서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론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우리 군과 유엔사의 공동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종합해 내려졌다.
지뢰는 자연적으로 떠내려온 '유실 지뢰'가 아니라 누군가 직접 땅에 묻은 지뢰인 것으로 판명됐다. 현장 조사 과정에서 사고 당시 발생한 1·2차 폭발 지점과 별도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다.
우리 군과 유엔사는 GPS를 이용해 위치를 측정한 결과 1·2차 폭발 지점과 추가 발견 지뢰 등 3곳 모두 MDL 남쪽 10여m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했다. 유엔사는 북한군 지뢰가 MDL 이남에 설치된 사실을 토대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매설 상태도 확인됐다. 사고 당시 작전에 참여했던 개척조는 발견한 지뢰가 지면 아래 약 5~10㎝ 깊이에 묻혀 있었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9일 현장 조사에서 추가로 발견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 역시 약 3㎝ 깊이에 매설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사는 해당 지뢰가 자연적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설치됐으며, 설치 시기는 12개월 이전으로 평가했다. 실제 발견된 지뢰와 폭발 지점의 간격, 지뢰 간 거리를 종합하면 이 일대가 유실 지뢰가 아닌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지대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도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폭발물 잔해를 분석한 결과 TNT와 갈색 이물질, 열경화성 수지 성분 등이 검출됐다.
군은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부상 장병들의 몸에서 나온 파편과 과거 임진강에서 수거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를 비교 감정했다. 그 결과 동일한 종류의 지뢰에서 나온 파편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사고는 지난달 21일 육군 25사단 장병들이 DMZ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군은 MDL에서 약 10여m 떨어진 지역까지 접근해 작전을 진행했고, 약 1분 간격으로 지뢰 2발이 잇따라 폭발했다. 이 사고로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군은 최종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낮 12시 51분께 사고 원인이 된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했다.
권 차장은 "이번 작전의 목적은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유엔사와 긴밀히 공조하고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안전하게 시행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우리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에 대해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해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제거 작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어 북한을 향해 "이번 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우리 장병들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그동안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를 통해 북한군의 MDL 침범을 부인하며 이번 사건을 한국 측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