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오늘(4일) 막을 내리는 가운데, 대회 기간 내내 불거진 운영 미숙 논란이 스포츠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포츠 종합대회가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린다는 사실에 기대가 컸지만, 정작 대회 기간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것은 경기 결과가 아니었다. 숙소, 버스, 객실 배정, 경기장 이동 등 기본적인 운영 문제들이 선수들의 경기 집중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논란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선수촌을 따로 짓지 않은 결정이었다. 조직위원회는 기존 호텔과 크루즈선, 임시 숙소 등을 활용해 약 1만7000명의 선수와 관계자를 수용했다.
당초 예상했던 참가 인원보다 약 2000명이 늘어나면서 숙박과 수송 시스템에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겪은 불편은 단순히 '예상보다 사람이 많았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선수촌 대신 컨테이너와 크루즈선이 숙소로 활용되면서 문제가 속출했다. 약 9000명은 기존 호텔에, 약 4000명은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 약 2000명은 나고야항 인근의 임시 컨테이너형 숙소에 머물렀다.
대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컨테이너형 숙소에서는 좁은 공간과 짧은 침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신장이 큰 농구 선수들을 중심으로 침대 길이에 대한 불편이 제기됐다.
조직위는 침대와 함께 제공된 오토만을 활용하면 길이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선수들에게 이런 사용법이 충분히 안내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크루즈선 역시 상황이 순탄하지 않았다. 객실 배정이 늦어져 일부 선수들이 객실을 배정받지 못한 채 로비에서 기다리거나 바닥에서 잠을 자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객실 부족과 잘못된 배정 문제도 이어졌고, 인도 선수단에서도 숙소 배정 문제로 장시간 기다린 사례가 보도됐으며, 일부 선수는 별도로 호텔을 확보해야 했다.
숙소 문제에 이어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잇따랐다. 한국 선수단은 입국 과정에서 셔틀버스 배정이 원활하지 않아 공항에서 수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일부 선수들은 5시간 넘게 공항에 발이 묶였고, 결국 일부 종목 선수들은 직접 택시를 이용하기도 했다.
버스가 늦게 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예 다른 경기장으로 향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한국과 카타르 남자 축구대표팀을 태운 버스가 미즈호 럭비경기장이 아닌 인근 야구장으로 향하는 일이 벌어졌고, 베트남 여자배구대표팀 역시 잘못된 호텔에 내려 이동에 불편을 겪었다.
수송 문제는 선수들의 경기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과 남자배구대표팀에서도 버스 문제로 훈련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여러 국가 선수단에서 훈련장과 경기장 이동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대회 운영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조직위는 실수를 인정하고 한국 측에 사과했다. 선수단을 맞이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크루즈선 입항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한국 측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선수들이 경기 자체에 집중하기도 전에 경기장 밖에서 계속해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한 셈이었다.
조직위원회는 반복되는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참가 인원의 증가를 들었다. 당초 약 1만5000명의 선수와 관계자를 예상했지만 실제 참가 규모는 약 1만7000명까지 늘어났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국제 종합대회라면 이런 변수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하시모토 세이코 회장도 이번 대회의 물류 문제에 대해 조직위가 반성하고 향후 국제대회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은 그동안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시간을 지키는 나라', '매뉴얼의 나라', '세밀한 운영의 나라'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정작 이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대회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숙소와 수송 문제가 반복됐다.
이번 논란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 선수단만의 불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본 내부에서도 대회 운영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나고야시 히로사와 이치로 시장은 지난 9월 30일 선수들에게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숙박과 수송 문제와 관련해 "인적 오류와 국가대표팀과의 소통 부족"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조직위 역시 참가 인원 증가로 인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이번 대회 운영에 대해 사실상 낙제점인 'F'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오늘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의 압도적인 종합우승, 태국 푸리폴 분손의 육상 100m·200m 석권, 일본의 새로운 종목 금메달 등 수많은 스포츠 역사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선수들이 몇 년 동안 훈련한 기량을 펼치고 기록을 세우는 순간보다 숙소와 버스 문제에 더 신경 써야 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버스가 올까', '오늘은 제대로 방을 배정받을 수 있을까', '경기장에는 제대로 도착할 수 있을까'와 같은 경기 외적인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대회였다면 운영 측면에서 분명 돌아볼 부분이 많다. 이번 대회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형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예산 절감은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안전하게 먹고, 자고, 이동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까지 비용 절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