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부담을 늘리겠다"며 노골적인 위협을 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프로젝트 투자 관련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한국은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발표가 성급했던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성급하지 않았다"며 "당시 논의 자리에 한국 대표단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보자. 그들이 하고 싶지 않다면 나로서는 괜찮다"며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이 다시 나오자 그는 더욱 강경한 어조로 "곧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압박했다.
무엇을 두 배로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관세 인상이나 투자금 증액 등으로 한국에 부담을 가중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3천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하면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 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투자 여부나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양국이 발표한 공동팩트시트에도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향후 추가협의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압박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래스카 프로젝트 발표 자체가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 중인 공화당 현역 의원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정부와의 이견이 부각되면서 중간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미 공동팩트시트에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명시됐다.
대형 원전 8기 건설 사업과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추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500억 달러 투자 발언과는 온도차가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발표는 계속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석유 증산 프로젝트에 84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이 내용이 한미 투자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미국 측에 문의 중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