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는데 엄마가 방을 치우고 있었다. 본가에서 지하철로 두 시간이나 걸리는 자취방이었다. 혼자서는 지하철을 타고 먼 곳에 잘 다니지 못하는 엄마가 이른 시간에 와 있을 리 없었다. 아직 꿈을 꾸는 줄 알았다.
그런데 찌개 냄새가 났다. 엄마는 집에서 싸 온 반찬으로 밥상을 차려놓고 자녀를 부르고 있었다.
한 자취생이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린 글에는 그렇게 시작된 어머니의 방문 이야기가 담겼다. 글쓴이 A씨는 "나 방금 꿈인 줄 알았는데 꿈이 아니었어"라며 잠에서 깨어 마주한 풍경을 전했다.
A씨는 집에서 밤새 일하다 꾸벅꾸벅 졸던 끝에 잠이 들었다. 한 시간쯤 잤을까. 눈앞에는 자취방을 정리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잠이 덜 깬 채 멀뚱히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꿈이 아니었다. 정말 엄마가 와 있었다. 방 안에는 찌개 냄새가 퍼져 있었고, 집에서 가져온 반찬들이 밥상에 놓여 있었다.
A씨가 정신을 다 차리지 못한 채 밥을 먹는 동안에도 어머니는 손을 쉬지 않았다. 방을 청소하고 세탁기를 돌렸다. 가져온 반찬은 냉장고에 넣어뒀다.
식사가 끝나자 빈 그릇을 가져가 설거지까지 마쳤다. 그러고는 다시 가방을 챙겼다. 두 시간 거리를 찾아온 어머니는 그렇게 자취방을 나섰다.
A씨는 그 모습을 두고 "무슨 급한 일 있는 사람 마냥 다시 가방 싸 들고 방금 나가셨어"라고 적었다.
엄마 꿈속의 자녀는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았다
어머니가 왜 그렇게 이른 시간에 찾아왔는지는 그 뒤에야 알게 됐다. 방을 정리하고 밥을 차려주던 때가 아니라, 어머니가 떠난 뒤 나눈 전화에서였다.
어머니는 전날 밤 꿈을 꿨다고 했다. 꿈속에 자녀가 나왔다. 자취방에서 밤새 일하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모습이었다.
아이는 바닥에 앉아 있었다. 배가 고프다며 엉엉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 잠에서 깬 어머니는 첫차를 탔다. 혼자 지하철을 타고 멀리 가기 어려워하던 어머니가 반찬을 들고 두 시간 거리의 자취방으로 향한 이유였다.
A씨는 통화에서 들은 이야기를 글 마지막에 전했다.
"꿈속에서 10살도 안 된 내가 나와서 배고프다고 바닥에 앉아서 막 엉엉 울고 있었대. 그래서 너무 놀라서 눈 뜨자마자 바로 첫차 타고 오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