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간 수사와 기소를 함께 담당해온 검찰청이 2일 역사의 막을 내렸다.
2일 개정 형사소송법과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시행으로 법무부 소속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는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이 분리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공소청은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법정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장 청구와 재판 집행에 대한 지휘·감독, 사법경찰과의 협의·지원 업무도 공소청 소관이다. 기존 검사들은 공소청에서 근무하게 되며 조직 수장의 명칭은 검찰총장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개 범주에 해당하는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일반 범죄는 경찰이 수사하고, 조세·관세·환경·노동 등 전문 분야 범죄는 특별사법경찰이 담당한다. 공수처는 기존 법률에 따라 관할 고위공직자 범죄 사건을 계속 수사한다.
고소·고발 절차도 변경됐다. 과거에는 경찰서와 검찰청 어디든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찰이나 해당 범죄를 관할하는 중수청에만 제출해야 한다. 공소청은 직접수사기관이 아니므로 고소·고발장을 접수해 자체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은 폐지됐다.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불송치 결정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의 인권침해나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경우 시정조치를 요구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 이송을 요청할 수도 있다.
새 제도는 수사와 기소기관이 서로 견제해 검찰의 권한 집중 문제와 정치적 수사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다만 공소청이 부족한 수사를 직접 보완할 수 없어 기관 간 협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사건 처리 지연이나 '사건 핑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존 검찰청이 직접 수사하던 사건은 경찰과 중수청 등 관할 기관으로 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단,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즉시 이관이 어려운 사건은 공소청이 출범일부터 90일 이내에 마무리할 수 있다.
출범 준비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점도 숙제로 남았다. 중수청은 총정원 2874명의 66.1%인 약 1900명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도 사건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부터 가동하고 나머지 기능은 12월 초 개통할 예정이다.
중수청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공소청 검찰총장 인선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사건 지연이나 수사 공백 없이 정착하려면 지휘부 구성과 인력 충원, 기관 간 사건 배분 기준을 조속히 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