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금)

현대차·기아, 서울시와 손잡고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생태계 만든다

현대자동차·기아가 서울 시내버스를 위한 '레벨4' 자율주행 전용 차량을 개발한다. 버스의 위치와 운행 상황, 차내 위험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용 관제 시스템도 새로 구축한다.


단순히 기존 버스에 자율주행 기술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부터 관제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실제 대중교통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기아는 1일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좌측부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 서울특별시 오세훈 시장,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김정환 이사장) / 현대차·기아


이날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 김정환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서울에서 실제 자율주행 시내버스를 운행하며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과 운영 체계를 동시에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목표로 삼은 자율주행 수준은 '레벨4'다. SAE가 2026년 9월 개정한 자율주행 분류에 따르면 레벨4는 정해진 운행 조건 안에서는 사람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운전에 개입할 필요가 없는 '고도 자동화' 단계다. 모든 도로와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5와는 구분된다.


현대차·기아가 맡는 역할도 기존 자율주행 실증사업보다 넓다. 


우선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는 데 최적화된 전용 버스를 개발해 공급한다. 차량에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 구성을 표준화하고 주요 장치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장치가 기능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이중화 부품을 적용한다.


완성된 자율주행 기술 하나를 독점적으로 탑재하기보다는 여러 자율주행 개발사가 기술을 얹고 검증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형 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센서와 차량 구조가 표준화되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차량마다 다른 환경에 맞춰 시스템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수회사 역시 차량 고장이나 일부 시스템 이상이 발생했을 때 운행 중단 가능성을 낮추고, 동일한 형태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 시내버스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용 관제 플랫폼도 구축해 서울시 실증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관제 시스템에서는 버스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본적인 운행 관리뿐 아니라 비상 상황과 차량 내부 위험 상황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여기서 확보한 자율주행 운행 데이터를 서울시 버스 시스템과 연동한다. 실제 도심에서 쌓인 데이터를 다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 제도 개선을 맡고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공유도 추진한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실제 버스를 운행하는 업체들이 자율주행 차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인력과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한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은 "이번 협약은 자율주행 기술을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가 우리나라 자율주행 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와 서울시의 자율주행 협력은 이미 택시와 버스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9월 서울시의 '자율주행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플랫폼 '셔클'을 통해 강남과 상암에서 시범 운행하는 자율주행 택시와 새벽동행버스 등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