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일반 관광객보다 2.5배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K-의료관광이 고부가가치 인바운드 시장의 핵심 분야로 떠올랐다.
1일 뉴스1이 인용한 야놀자리서치의 'K-의료관광' 보고서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종합하면, 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만 182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61만 명과 비교해 2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외국인 환자 1인당 평균 소비액은 399만 원에 달했다. 일반 외래관광객의 소비액 160만 원보다 2.5배 높은 금액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들의 지출 가운데 61.7%가 의료비가 아닌 숙박·쇼핑·식음료 등 병원 밖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야놀자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방한 외래관광객은 1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1156달러로 2019년 1185달러보다 감소했다.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 1501달러와 비교하면 약 77%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집계에서 2024년 기준 외국인 환자의 전체 지출 중 의료업종 지출 비중은 38.3%였다.
반면 숙박·쇼핑·식음료·교통 등 병원 외부에서의 소비가 61.7%를 차지했다. 의료 목적으로 입국했지만 실제 소비는 관광 영역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진 셈이다.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전체 외국인 환자의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성형 중심의 외래 시술 비중이 높은 한국 의료 시장 특성상 치료 후 관광 일정과의 결합이 용이하고, 이것이 병원 밖 지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025년 외국인 환자와 동반자의 의료관광 총지출액을 12조 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의료지출은 3조 3000억 원이었고,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10조 5000억 원, 생산 유발 효과는 22조 8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관리하는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도 증가세를 보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2023년 25만 3309명, 2024년 40만 4871명, 2025년 49만 3128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수치는 관광공사가 홍보·마케팅 성과 지표로 관리하는 비즈니스센터 회원 중심 집계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외국인 환자 전체 현황과는 대상 범위 등에서 차이가 있다.
외국인 환자 증가와 함께 의료업종 방문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조계원 의원실이 분석한 외국인 의료업종의 시·도별 방문 비율에서 수도권 비중은 2021년 72.9%에서 2025년 91.2%로 18.3%포인트 상승했다. 외국인 의료업종 방문 10건 중 9건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다.
전남은 5년 연속 방문 비율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2년간은 0.0%대에 머물렀다.
소비액 격차도 컸다. 서울의 외국인 의료업종 건당 소비액은 2021년 25만 원에서 2025년 50만 3000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전남은 같은 기간 13만 3000원에서 8만 1000원으로 감소해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비수도권 평균 21만 6000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외국인 환자가 한국 의료를 인지하고 실제 방한·관광과 재방문으로 연결되는 과정에는 제도적 제약이 여전히 존재한다. 야놀자리서치는 외국어 의료광고의 온라인 활용 범위, 여행자보험 취급 여행 플랫폼의 외국인 환자 유치 참여, 피부·성형 시술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 등을 주요 과제로 지적했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경쟁국은 규제를 무작정 푼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디까지 허용하는지를 명확히 정해 두었다"며 "한국도 의료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지키면서 온라인 광고와 유치 주체 등 핵심 영역에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관광의 성과도 환자 수와 진료비뿐 아니라 체류일수·재방문율·지역 소비까지 여정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한국은 의료 수준과 가격 경쟁력, K-컬처가 만든 인지도를 두루 갖춘 드문 의료관광 목적지"라며 "이러한 강점이 해외 수요자의 선택으로 이어지려면 의료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바탕으로 무엇을 알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