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금)

중국산 아니어도 지분 따진다... 美 의회, 중국 자본 15% 넘는 車 판매 제한 추진

중국에서 만들지 않았더라도 중국 자본이 일정 수준 이상 들어간 자동차는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산 자동차와 중국 연계 커넥티드카 기술에 관세와 판매 제한을 걸어온 미국의 규제가 자동차 제조사의 지분 구조까지 넓어지는 모양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 버니 모레노 공화당 의원과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의원은 중국계 자동차의 미국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오는 11월 상원이 휴회를 마치고 복귀한 뒤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엘리사 슬롯킨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9월 24일 미 상원 본회의장에서 중국계 자동차 판매 제한 법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 엘리사 슬롯킨 의원실


법안은 중국 측이 자동차 제조사 지분을 15% 넘게 보유한 경우 미국에서 해당 기업의 차량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판매 제한 대상을 가르는 핵심 기준은 생산지가 아닌 자본 구조다. 중국 밖에서 생산된 자동차라도 제조사에 중국 자본이 일정 수준 이상 들어가 있다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산 부품이나 기술 사용 여부뿐 아니라 제조사의 지분 관계까지 따져 미국 시장 진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해당 법안은 지난 7월 상원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원에서도 같은 취지의 법안에 100명이 넘는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을 추진하는 의원들은 연내 의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적용 범위를 두고는 의회 내부에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 국회의사당 / gettyimagesBank


중국 자본이 15% 넘게 들어간 비중국 자동차 제조사까지 일률적으로 판매를 제한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 법안에서는 비중국계 제조사에 대한 예외 조항 등 적용 범위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이미 중국과 연결된 자동차 기술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중국 또는 러시아와 연계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미국 내 수입·판매를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차량통신시스템과 자율주행시스템에 사용되는 특정 소프트웨어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결돼 있을 경우 2027년형 모델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관련 하드웨어 규제는 2030년형 모델부터 적용된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내세우는 명분은 국가안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최근 자동차는 카메라와 위치정보시스템(GPS), 이동통신 기능 등을 통해 외부 서버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미국 측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된 기업이 관련 기술이나 차량을 공급할 경우 운전자 위치와 개인정보가 외부로 넘어가거나 차량 시스템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규제에 대해 차별적이고 보호무역적인 조치라고 반발해왔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정부 지원이 아닌 기술 혁신과 시장 경쟁에서 나온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미국의 대중 자동차 규제는 행정부 차원의 규정에서 의회가 만든 법률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게 된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됐는지를 따지는 수준을 넘어 제조사에 중국 자본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까지 규제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투자와 지분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향후 심의 과정에서 적용 대상과 예외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